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하프 마라톤' 첫 출전서 논란
남녀 선수 2천 명이 참가한 대규모 국제 대회입니다.
결승선을 앞두고 선두그룹에서 중국 허제 선수가 에티오피아 선수 3명과 함께 달립니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습니다.
한 에티오피아 선수가 허제를 향해 먼저 가라는 듯 손짓을 한 겁니다.
3명의 에티오피아 선수들은 결승선이 눈앞에 있는데도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허제에 이어 1초 차이로 공동 2위로 골인했습니다.
이 장면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습니다.
허제에게 우승 메달을 주기 위해 사전에 조작된 게 아니냐는 겁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마라톤 금메달을 딴 허제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하프 마라톤에 출전했습니다.
오는 파리올림픽에도 도전하는 허제는 지난달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해 2시간 6분 57초로 중국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허제/중국 마라톤 선수]
“사실 코스가 어렵게 설계돼 있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좋았습니다. 오늘 대회 전에 하프 코스 신기록을 깨뜨릴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대회 끝나고 감기에 걸렸어요. 저 자신과의 고품질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전력으로 파리올림픽을 준비하겠습니다. 파리에서 우리는 '중국의 속도'를 보여줄 겁니다.”
보수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마저 “진정한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게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습니다.
한 에티오피아 선수는 외신 인터뷰를 통해 “지시받은 적도, 금전적 보상도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대회 조직위원회 측은 특별조사팀을 구성해 진상 조사에 들어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도성 베이징특파원 lee.dosung@jtbc.co.kr
이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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