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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10년, 학교는 얼마나 바뀌었나…교사들 "참사 기억할 수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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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수차례 안전계획 발표

생존수영 등 정책 "실효성 낮다"

교사들 "전폭적인 지원 필요"

학교 안팎 안전사고 여전, 증가세

4·16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10년 새 교육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교육 당국은 생존수영, 안전교과 개설 등 여러 차례 각종 대책을 세웠지만 교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효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사 960명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사 인식에 대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육 당국과 학교가 참사 관련 수업을 지원하고 보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에 76.4%가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 교사의 96%가량은 참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관련 수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안전 교과 설치, 안전주간 운영, 교사 법정 의무연수 확대 등 세부 정책에 대해서도 부정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교사들은 "학생과 교사가 안전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의미 없는 연수 이수보다는 자유롭게 참사 관련 수업을 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교육부는 교육 분야 안전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2015년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을 마련하는 등 제도를 강화했다. 이후에도 교육부는 2020년 '학교안전사고 관리지원 개선 방안'을 통해 ▲학교 안전현황 전수조사 실시 ▲학교안전사고 데이터 실태관리 및 추적 분석 ▲단위학교 안전계획 내실화 ▲학생 참여 주도형 안전활동 확대 등 개선 방안을 내놨다.

특히 교육부는 참사 발생 이후 정규 교육과정 내에 '생존수영' 교육을 도입했다. 2017년 정부는 25개 관계 부처 합동으로 '학교체육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생존수영 교육을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2020년을 기점으로 의무교육화를 약속했으나 정작 각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시설·예산 등 인프라와 관리 책임자 부족 문제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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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6주기인 2020년4월16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시설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찾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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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8년부터 '안전' 교과를 정규 과목으로 설치하고 학생들이 위기 대응 능력을 익힐 수 있는 체험 중심의 안전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는 사전 안전 교육을 의무화하고, 모든 교육시설은 연 3회 자체적으로 시설 안전 점검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체험학습 및 수학여행 요건을 강화하고, 국민안전의날(4·16)과 함께 각 학교에서 추모 및 안전 주간을 운영하도록 했다. 안전 관련 교사 법정 의무연수도 확대한 바 있다.

과거보다 제도 강화가 이뤄졌지만, 교실 현장에서 느끼는 안전 대책의 효과는 여전히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등 교사는 "실제 수업 중 외부 교사가 학교로 와서 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먼 곳까지 외부 체험활동을 나갈 경우에는 안전 교사가 동행하는 등 별도의 보완 제도가 뒷받침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학교 안팎에서 안전사고는 증가세를 보인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발표한 '2022년 학교안전사고 발생·보상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학교 안팎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14만9339건으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에 각 교육청에서는 자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날 세종시교육청은 '학교 안전 종합 지원 대책'을 내고 ▲전 교직원 대상 15시간 안전 연수 ▲학교현장 재난유형별 교육훈련 매뉴얼 보급 ▲통학로 안전지킴이 예산 증액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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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4.16기억교실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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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당국도 이날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정한 현실을 바꾸고 다시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우리가 슬픔의 곁에 더욱 가까이 서야 한다"며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는 학교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치열하고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전날 "경기도교육청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아픈 기억을 넘어 생명과 안전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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