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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중동 쇼크, 경제 쇼크로 이어질라…"물가 뛰고 금리인하 멀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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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14일 (현지시간) 예루살렘 상공에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사진=(예루살렘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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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과 관련해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장은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여부는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분쟁이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이럴 경우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가 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단 분석이다.


단기간 영향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선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의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15일 "지금 상황을 보면 안전자산 선호 성향은 확실히 나타나고 있어 원화를 비롯한 중국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 약세가 불가피하고 국내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시장에 따라선 (변동성이) 하루이틀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정도이기 때문에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등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통계분석 실장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진 않은 것 같다"며 "영향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지켜봐야한다는 게 시장 반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중동지역 긴장 고조 여파로 이날 장 초반 코스피는 2640선까지 밀렸지만 이후 2670선까지 회복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원/달러 환율도 주말 사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상승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82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후 우려했던 급등은 없없다.

또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이란과 이스라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각각 100만달러, 2억9000만달러로 크지 않은 수준이다.


확전·장기화가 변수…물가 튄다?

다만 이번 사태가 실제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여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의 대응 여부 및 수위에 따라 향후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중동분쟁 확대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운송비 등 부담이 늘어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덮치면서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은 보통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 유가가 오르고 환율도 오르고 있어 물가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출 개선 흐름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무역 구조상 유가 상승은 항공·해운 등 물류업을 비롯해 자동차·조선·철강 등 업종에서도 물류비와 함께 생산 원가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 항로까지 제약되면 수출 동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해외건설의 32.3%를 차지하는 중동 지역과의 경제협력 규모가 위축될 수 있다"며 "특히 가능성은 낮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중동 원유의존도가 72%인 우리나라로선 수급 차질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사태 확대시 한은 금리인하 지연될 수도

향후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단 분석도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튀면 한은의 금리인하 스케쥴이 더 뒤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도 그렇고 한은도 마찬가지로 근원(식료품·에너지 제외) 물가를 주로 보긴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안 볼 순 없다"며 "헤드라인 CPI가 뛰는 상황이 되면 금리인하를 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도 "유가가 오르고 환율도 올라가는 상황에선 (완화적) 통화정책을 쓰기 힘들다"며 "(중동분쟁 확전시) 금리인하도 물 건너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 역시 향후 통화정책 변수로 유가를 지목한 바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더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전망 경로(2.3%)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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