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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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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난립' 총선 비례 379만표는 '사표' 됐다…투표수의 12.8%(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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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 정당 중 34개 0석…득표율 2% 미만 32개 정당도 등록취소 피할 전망

무효표 '역대 최다' 131만표…개혁신당 득표보다 많아 '제4당' 만들 수준

연합뉴스

비례정당 난립에 투표용지 길이만 66㎝, 수개표 불가피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4·10 총선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에서 379만표는 당선인을 만들지 못한 '사표'(死票)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꼼수 비례 정당'이 난립하면서 여러 정당에 표가 분산된 데다 무효표도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32개 정당은 득표율 2% 미만을 기록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당 등록 취소 대상이 됐으나, 실제 취소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 낙선 정당표·무효표 합친 死票 379만표…전체의 12.8%

15일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 38개 중 당선인이 나온 정당은 4개다.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18명, 더불어민주당 주도 범야권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14명, 조국혁신당이 12명, 개혁신당이 2명의 비례 당선인을 배출했다.

당선인을 1명도 내지 못한 나머지 34개 정당이 얻은 표와 무효표를 합친 '사표'는 전체 투표수의 12.8%인 379만1천674표로 집계됐다.

정당 투표 사표는 준연동형제가 도입된 후 확연히 늘었다.

정당 투표가 처음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의 사표는 154만표(7.1%)였다.

이후 18대엔 162만표(9.3%), 19대엔 201만표(9.2%), 20대엔 233만표(9.5%)의 사표가 나왔다.

그런데 준연동형제가 처음 적용된 21대에선 30개 정당 중 5개만이 의석을 확보했고 사표는 427만표로 '폭증'했다.

4년 만에 거의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전체 투표수 중 사표 비율도 14.7%로 상승했다.

이번 22대에서는 정당 투표 사표가 21대보다 50만표가량 줄었지만, 준연동형제 도입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이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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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 모형공고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일 오전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비례, 지역구) 모형 공고를 부착하고 있다. 2024.4.2 kjhpress@yna.co.kr



◇ 32개 당, 득표율 2% 미만…최저득표는 '1천580표' 신한반도당

이번 총선에서 38개 정당 중 34개 정당은 비례 당선인을 내지 못했고, 이 중에서도 자유통일당(2.26%)과 녹색정의당(2.14%)을 제외한 32개 정당은 득표율이 2% 미만에 그쳤다.

가장 득표율이 낮은 정당은 0%에 수렴한 신한반도당이다. 이 당은 1천580표를 얻었다.

케이정치혁신연합당(3천451표), 대한상공인당(3천783표), 한류연합당(3천894표), 가락특권폐지당(4천707표)은 득표율이 0.01%였다.

이낙연·김종민 대표가 이끈 새로운미래는 1.70%,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은 0.43%를 얻어 군소정당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을 기록했으나 2%의 벽은 넘지 못했다.

현행 정당법은 득표율 2% 미만인 정당은 선관위 등록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2014년 헌법재판소가 '정당이 언제든지 해산될 수 있거나 정당의 활동이 임의로 제한될 수 있다면 정당 설립의 자유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며 이 법에 위헌 확인 결정을 내려 그동안 실제 정당 취소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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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비례대표투표용지 '접는 방법도 각양각색'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비례대표투표용지를 세로로 접어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4.4.5 psik@yna.co.kr



◇ 무효 131만표 '역대 최다'…'제4당' 만들 수준

이번 총선 정당 투표에서는 무효표가 전체 투표수의 4.4%인 130만9천931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정당 투표는 국민의미래(1천40만표), 더불어민주연합(757만표), 조국혁신당(687만표), 개혁신당(103만표) 순으로 득표수가 많았다.

비례대표 2석을 얻은 개혁신당이 얻은 표보다 무효표가 더 많은 것으로, 무효표만으로 '제4당'을 구성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번 총선 무효표 수와 비율은 정당 투표가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최다 및 최고 기록이다.

준연동형 제도로 20개 안팎이던 비례 출마 정당 수가 40개에 가까워졌는데도 ' 무효표를 찍는 유권자가 늘어난 것이다.

무분별한 비례 정당 난립, 선거의 희화화, 꼼수 위성정당 재연 등에 실망해 무효표를 던지는 유권자가 많았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정당 수가 도를 넘어설 정도로 많아지면서 정당 투표용지가 역대 최장인 51.7㎝에 달하게 되면서 각 정당이 기재된 칸 사이 간격이 좁아져 '기표 실수'가 늘어 무효표가 많아졌을 수도 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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