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수십 년간 전통 누비 기법의 보존과 전승에 헌신했다. 우리나라에서 누비는 면화를 재배한 이후 널리 쓰인 것으로 전한다. 누비 간격이나 바느질 땀수에 따라 세누비·잔누비·중누비 등으로 나뉘는데 바늘땀 간격이 0.3㎝, 0.5㎝, 1.0㎝ 이상으로 구분될 정도로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이다.
故 김해자 국가무형문화재 누비장 보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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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생인 고인은 어려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바느질 기초를 배웠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인 197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옷 만드는 법을 익혔다. 과거 왕실의 침방 나인(조선시대에 침방 소속으로 바느질하던 나인)이었던 성옥염씨와 선복 스님에게 바느질과 누비를 배웠다.
1980년대 초 15년간 경상북도 창녕에서 살면서 누비에 전념하며 다수의 제자를 길렀다. 박물관의 유물과 구전으로 전해진 전통 기법을 아는 이들을 찾아가 배우는 등 명맥이 거의 끊긴 전통 누비를 되살렸다.
그는 1992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며 전통 누비의 아름다움을 알렸고 이후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등에서 여러 차례 전시를 열었다.
전통 누비를 되살린 장본인이자 전통 누비 기법의 보존·전승활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누비장 보유자가 됐다.
문화재청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전시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누비옷의 대중화에 앞장섰고, 한평생 누비 제작의 문화재적 가치를 선양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유족은 딸 배진여씨 등이 있다. 빈소는 경북 경주시 동국대 경주병원 장례식장 특2실, 발인은 16일 오전 9시 예정이며 장지는 경주하늘마루. (054)770-8333.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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