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단독] '피라미드 게임' 작가 "김지연=성수지 만장일치" (인터뷰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피라미드 게임' 최수이 작가가 한 땀 한 땀 만든 25명 인물과 이를 함께 완성한 신예 배우들에 애정을 보였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연)은 공개기간 중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 기록, 영국 BBC 등 외신의 호평을 받으며 지난달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작품은 비밀투표로 등급이 정해지고, 등급에 따라 차별이 정당화되는 게임이 펼쳐지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학원물인 만큼, 2학년 5반 한 반만 해도 무려 25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데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점, 심리전을 그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캐스팅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던 바다.

'게임 저격수'인 주인공 성수지 역 김지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디션을 통해 발탁하는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학생들은 모두 신예 배우들 위주로 구성됐다. 기대와 우려 속에 베일을 벗은 작품에서는 김지연은 물론 장다아, 류다인, 신슬기, 강나언 등 주연배우들과 반을 구성하는 수많은 배우들이 한 반에 숨 쉬며 2학년 5반 학생 그 자체가 됐다.

작품을 마친 뒤 최수이 작가는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캐스팅 비화부터 작품 안에는 다 담을 수 없었던 캐릭터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까지, 캐릭터와 이를 함께 만든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하 최수이 작가와의 일문일답.

Q. 김지연이 연기한 주인공 성수지 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디션을 통해 발탁했다. 김지연 캐스팅을 염두에 둔 이유가 있었나?

(김지연은) 거의 만장일치 수준이었다. 저부터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가장 먼저 언급했던 게 김지연 씨였다. 다만 '김지연 씨가 이걸 해주실까?' 하는 이슈는 있었다. 포기하고 있던 마음이 반이었는데, 감사하게도 합류해 주셨다.

Q. 성수지 역에 김지연을 가장 먼저 떠올린 이유?

당시에는 (김지연의 전작인) '조선 변호사'가 나오기 전이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고유림을 연기한 그 이미지가 수지랑은 달랐지만, 배우 자체로 단단하고 투명한 느낌이 들었다. 수지랑 결이 맞다고 생각했다. 김지연 배우 본연의 느낌이 굉장히 닮지 않았나.

Q. 2차 오디션에는 작가님도 함께 했다던데. 오디션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었나.

모든 배우를 대면한 건 아니었다. 조심스럽긴 한데, 저는 쓴 사람이다 보니 제 기준에선 같은 대사라도 제가 썼던 느낌을 잘 살려주는 분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 면에서 표지애 했던 김세희 배우, 고은별 역 정하담 배우가 기억에 남는다. 오디션에서 역할을 열어두고 봐서 그 외에도 연기 잘하는 분들 굉장히 많았다고 기억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신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데다, 특히 장다아(백하린 역), 신슬기(서도아 역)는 첫 연기 도전이었다. 또한 각종 수식어가 붙는 이들인 만큼, 화제성이 그쪽에 집중될까 신경 쓰이진 않았는지.

제가 고려할 부분은 아니기도 했고,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홍보가 돼서 개인적으로는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오디션 때도) 오히려 감사했다. 이 작품을 홍보해 줄 수 있는 분들이 오디션장에 앉아계시고 연기해 주시고, 또 마침 같이 하게 됐다. 이렇게 우연치 않게 순서가 이어져서 제 입장에선 '감사하다' 정도다.

Q. 배경이 되는 2학년 5반만 해도 등장인물이 25명이 된다. 여기에 각각 캐릭터별 MBTI나 장래희망 등 세세한 설정까지 부여했다던데,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선후를 따지자면, 신예들이 많다 보니까 감을 잡는 과정이 단축됐으면 좋겠다 생각하셨는지 감독님이 MBTI를 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하셨다. 제가 임의로 외형, 성적, 성향, 가족관계, 가정환경, 혈액형 이런 걸 만들어서 배우들 각자에게 돌리게 됐다 그게 (캐릭터 구축에) 참고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그러다 보니 대본엔 안 나왔지만 설정을 하게 된 부분들이 있었다.

Q. 특이하게 설정해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을까?

윤예원(이다경 분)이라고 '피라미드 게임' 어플을 만든 친구가 있다. 대본에선 원작과 달리 좀 더 과장되게 표현해서 기억에 남는다. 그 친구가 마지막에 수지를 도와 자기가 만든 어플을 삭제하고 일어나는 장면이 있다. 이 폭력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체감하고 떨치기 위해 일어나는 장면이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울림이 있더라. (윤예원을 연기한) 배우 분 자체도 너무 연기를 잘해주셨다.

Q. 특히 더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어쩔 수 없이 수지일 수밖에 없다. 이유는 그녀의 시선이 저의 시선인 경우가 많았고, 동일시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게 애정으로 자리 잡는 데 한몫하지 않았나.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짧은 10부작 안에 최소 25명 캐릭터의 서사가 들어가야 했다. 학생들마다 전사가 있었을 텐데, 그 안에 담지 못해 아쉬웠던 인물의 이야기나 설정이 있나.

다 그렇긴 하지만 예림(강나언)이랑 우이(하율리)다. 우이는 하린이의 '따라쟁이' 정도로만 표현이 됐는데. 1학년 때부터 2학년 때까지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화를 많이 겪은 인물이다. 드라마에선 그 부분이 나올 수가 없었다. 처음 '피라미드 게임' 그림을 그릴 때만 해도 순진한 친구였다. 인기 있는 예림이가 내 그림을 좋다고 했고, 하린이 같은 애가 나를 옆에 붙여줬을 때의 흥분된 감정이 그녀를 몰아가게 된 거다. 그걸 다 표현하기에는 그녀도 주변인물이다 보니까 담을 수 없었다.

우이는 평범한 친구였다. 그런데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은 착각, 겉멋이 그 친구를 망친 거다. '나도 노력하면 하린이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거다. 그래서 (우이가) 예림이한테 '매직 불러줘'하는 것도 (하린이를 향한) 충성심의 표현이다. 예림이는 (수지 이전에) 게임을 반대했던 전력이 있는데, 그 친구가 자기는 건드릴 수 없는 이 반의 아이돌이니까 쟤를 어떻게 하린이 밑으로 눌러줄 수 있을까 하린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해서 했던 게 '하린이가 부르던 노래를 쟤를 시켜'하는 거다(웃음). 세세히 말하자면 그런 것들이다.

Q. 원작 속 싸이코패스 설정이 드라마에선 고은별이 아닌 우이에게 간 것도 비슷한 이유일까?

우이네 부모님은 평범한 분이신데 내 딸이 학폭에 연루가 됐고, 그러지 않았던 애가 하린이 따라 명품을 찾고, 그럴 감이 아닌데 미대에 가겠다고 한다. 이런 과정이 다 '백하린이라는 애가 싸이코패스라던데, 내 딸도 혹시?'라고 생각해서 검사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던 거다. (검사는) 부모님의 선택이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원작과는 캐릭터 설정이 조금씩 바뀌었다. 임예림도 고아가 아닌 부잣집 딸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

드라마 한정이긴 하지만, ('피라미드 게임' 속) 재벌집 딸들이 다 인성이 파탄이 났네, 한 명쯤은 똑바른 애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했을 때 그게 누가 될 수 있을까 했다. '아 예림이가 있었구나' 해서 바꾸게 됐다.

Q. 원작에서 싸이코패스 설정이던 고은별은 성적에만 집착하는 인물로 악랄함이 다운그레이드된 것 같다.

주요인물인 하린이에게 몰아주는 게 있어야 했다. 캐릭터가 겹쳤을 때, 고은별이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했다. 전교 2등 설정은 웹툰에서부터 있었으니. (1등인) 도아(신슬기)에게 열등감이 있지 않을까, 성적에 목을 매지 않았을까 그런 느낌으로 갔다.

분량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그녀의 이야기를 펼치다 보면 주요 인물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이 친구에 한해서만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럼 우이는 왜 안 해, 다연이는 왜 안 해 이런 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보니 축소를 시킨 부분이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