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3.50% 결정
불안한 물가 상황·가계부채 우려 여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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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10연속'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인 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고,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뒤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기준금리를 9회 연속 동결한 데 이어 이번에도 동결을 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부합한 결과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권 보유 운용 관련 종사자(59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8%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0.25%포인트 인하, 0.25%포인트 인상 응답자는 각 1%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면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엔 부담이었으리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동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인은 불안한 물가 상황이 꼽힌다.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부터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소미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 지난 1월 2.8%를 기록하며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2월(3.1%), 3월(3.1%) 두 달 연속 3%대로 올라선 것이다.
여기에 최근 중동에서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10연속' 동결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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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8조6000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조6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디딤돌, 버팀목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자체 재원으로 공급되면서 통계에서 빠진 '착시효과'라는 것이 업계의 주된 분석이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국 물가는 생각만큼 잡히지 않는 추이다.
미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3%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3.4%)에서 올해 1월 3.1%로 내렸지만, 2월(3.2%)과 3월(3.5%) 다시 오름세를 탔다. 미국 CPI 상승률이 4개월 연속 시장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시점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의 상대적 호조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세계 경제가 연착륙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보이는 등 종합적으로 보면 한은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시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미 금리차 축소를 위해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3분기쯤 한은이 소극적 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6월에서 9월로 수정하고, 연내 금리 인하 횟수도 3회(6, 9, 12월)에서 2회(9, 12월)로 하향 조정한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도 기존 7, 10, 11월(연내 3회)에서 10, 11월(연내 2회)로 수정한다"고 분석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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