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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제 22대 총선

제주 총선 국힘 원희룡 고향에서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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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서귀포, 제2공항 주변지역만 앞서

4·10 총선에서 제주 제2공항 이슈로 불붙은 서귀포시 선거구는 국민의힘 후보가 제2공항 주변 지역과 자신의 고향에서만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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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귀포시 선거구 읍면동 표심을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당선인은 14곳, 국민의힘 고기철 후보는 3곳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결과 위성곤 54.0%(5만3831표), 고기철 45.9%(4만5841표)로 위 후보가 당선됐다. 사전투표 비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제2공항 추진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고기철 후보는 성산읍과 표선면에서 앞섰으며, 고향인 영천동에서 차이를 벌리면서 체면을 세웠다.

고 후보는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 예정지(성산읍)에서 압도했다. 고 후보 4161표(57.9%), 위 후보 3030표(42.1%)로 집계됐다. 표선면의 경우 후보 간 183표 차이로 예상보다 크게 벌어지진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도 43개 읍면동 가운데 단 3곳(대정·성산·표선)만 우세했는데, 이번 총선에선 대정읍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열세를 보였다. 대정읍은 위 후보 4693표(51.7%), 고 후보 4390표(48.3%)를 얻어 표 차이는 근소했지만, 고 후보가 졌다.

고 후보는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의 고향인 중문동에서 크게 뒤졌다. 개표 결과 위 후보 3474표(59.1%), 고 후보 2401표(40.9%)를 얻어 전체 득표율 차이보다 더 벌어졌다.

고 후보는 서귀포시 동 지역 국민의힘 도의원 지역구에서도 패배했다. 고 후보의 고향인 영천동에서 몰표가 나오면서 체면을 세웠다. 고 후보 1768표(55.9%), 위 후보 1392표(44.1%)를 얻었다.

반면, 3선 고지에 오른 위 당선인은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동홍동에서 표 차이를 벌리며 도전자를 눌렀다. 텃밭인 이 지역에서 59% 대 41%로 크게 앞섰다. 차이는 1800표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젊은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위 후보, 제2공항 문제가 최대 현안인 지역은 고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 혁신도시가 조성된 이른바 ‘신시가지’ 대륜동은 1395표 차이로 위 후보가 앞섰다.

고 후보가 대통령 공약인 관광청 설치를 앞세우는 등 집권여당의 힘으로 공공기관 이전과 관광 발전을 이루겠다고 공약했지만 ‘정권 심판론’에 밀려 표심을 크게 흔들지는 못했다.

제2공항 이슈가 불붙은 서귀포시 선거구는 선거 초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정권심판론’이 최남단 서귀포까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 윤 대통령은 물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4·3희생자 추념식 불참과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가 없어 ‘제주 홀대론’이 불거졌다.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도 없었다. 지난해 10월 당시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연내(2023년)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변경 협의가 늦어지면서 미뤄지고 있다. 이 또한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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