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투자심리 큰 영향 안줘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에 더 반응
1% 하락 출발했다 상승세 마감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이튿날 국내 증시는 총선 결과보다 미국 물가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22대는 21대 국회와 비슷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 금리인하 시점 등 대외 거시 환경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나타날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0포인트(0.07%) 오른 2706.96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1% 넘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장 중 2660선도 겨우 사수했지만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2700대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장 초반 1.4% 가까이 미끄러지기도 했으나 낙폭을 줄여 0.14% 하락하며 858.10에 장을 종료했다.
양대 증시가 이날 급락세로 출발한 건 미국의 물가가 예상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돈 충격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2월(3.2%)보다 상승률이 더 높아진 데다 시장 예상(3.4%)도 웃돌았다. CPI 상승률이 3%대 중반으로 반등하면서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물가 수준이 발표되면서 연준이 '더 늦게, 더 적게(later and fewer)'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일각에선 전날 치러진 총선 결과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으나 대부분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이 훼손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취지는 낮은 주주환원 문제 개선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있다"며 "동학개미운동을 기점으로 유권자 내 주식투자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은 초당파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물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쇼크는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과 강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유발하고 있고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5%대에 진입하는 등 매크로 불안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 3월 CPI 쇼크로 연내 3회 금리인하 기대도 1~2회로 크게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동결 확률은 81.3%로 80%를 넘어섰다. 7월 금리동결 확률도 56.1%로 하루 전(25.0%)보다 레벨업 됐다. 첫 금리인하 시점은 9월 FOMC로 전망되고 두 번째 인하는 2025년 1월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국 물가 불안,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에 증시 변동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2750선 이상에서 리스크 관리 강화, 큰 폭 상승한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전략을 유지한다"며 "2600대에서 지지력 확보 여부에 따라 단기 트레이딩 전략은 가능하겠지만 코스피지수에 대한 대응력 강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주경제=장수영 기자 swimm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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