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대 증원 1년 유예, 단계적 증원"
김윤 "2025년 의대 증원 조정 포함 논의"
환자 "정부·의료계 갈등에 환자 희생 안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1일 대구시내 대학병원에서 신발을 벗은 한 환자가 의자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지 50일이 넘어가면서 정부와 의료 관계자들은 물론 환자들도 모두 지쳐가고 있다. 2024.04.11. lm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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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변수로 여겨졌던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끝나면서 의대 정원 문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미 대학별 배분이 끝난 내년도 정원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제안이 여야에서 나오고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인은 1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2025년 의대 증원 조정을 포함해 모든 의제를 다 열어 놓고 논의하자는 걸 당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서울대 의대 교수로 의료계에서 흔치 않은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지난 2월에는 TV 토론에서 의대 증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했으며 지난 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인수위원회가 김 당선인이 건강보험 수가에 대해 쓴 언론사 칼럼이 사실과 다른 자료를 활용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하기도 했다.
당초 김 당선인은 이미 2000명 증원에 따라 대학별 배정이 완료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그대로 두고, 2026학년도 정원부터는 조정을 하는 대신 전공의들이 복귀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었다.
이에 대해 김 당선인은 "그때하고 지금은 상황이 다른 게, 지금은 갈등의 골이 너무 깊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당장 입고 있는 피해가 눈 앞에 닥쳐왔다"며 "2000명을 고수하는 것보다 이런 상황을 장기적으로 방치하는 게 피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단계적 증원 방침을 정하고 국민들의 분노에 화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책임자들의 경질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2000명 증원에 따른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교육부가 지난 3월20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며 대학별 배분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미 대학별 구체적인 숫자가 나왔고 당장 내년도 입학 정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2025학년도 정원은 조정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도 지난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미 학교별로 배정을 해서 발표를 했기 때문에 그것을 되돌릴 때는 또 다른 혼란도 예상된다"며 "현실적으로 매우, 참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의대 증원 유예 및 조정을 요구한다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신입생 모집 요강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정원 조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속에서 국민과 환자가 희생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환자를 등지고 싸움에만 몰두하는 정부와 의료계를 절박하고도 씁쓸한 심정으로 바라만 봐야 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제 국회가 나서서 사태를 중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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