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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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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GDP 절반 넘긴 나랏빚…이대로라면 국가의 미래 기약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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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나라 살림살이 걱정이 크다. 세수 감소 탓에 재정 상태가 악화했고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11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지방 정부의 채무를 합한 국가채무가 1천126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9조4천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가파르다 보니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진 50.4%에 달했다. 나라가 갚아야 할 빚이 처음으로 GDP의 절반을 넘겼다니 예사롭지 않다. 1인당 국가채무는 2천178만8천원이다.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7조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예산안 발표 당시보다 약 29조원이 늘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나 됐다. 지난해 예산 편성 당시 계획(2.6%)보다 1.3%포인트 높았다. 재정 건전 기조를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가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 준칙 준수를 내세워왔으나 2년 연속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는 경기 불황에 따른 세수 결손 영향이 컸다.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51조9천억원이 줄어든 344조1천억원에 그쳤다.

올해도 재정수지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 데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물론 정부가 쏟아낸 각종 감세 정책과 개발 공약이 큰 재정 부담 요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발표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지역구 후보를 낸 6개 정당의 개발 공약이 2천200여건에 달하고, 소요 예산은 최소 554조원이었다. 표심을 겨냥해 내놓은 공약의 옥석을 철저히 가려야 한다. 재원 조달과 실현 가능성을 따져 무분별한 감세·개발 정책은 걸러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건전한 세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선심성 감세 정책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가의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곳 등에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이 요구되는 때다.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를 고려할 때 장기적인 재정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22년 8월 내놓은 '2022∼2070년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2070년 국가채무는 7천137조6천억원으로 GDP의 192.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저출생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률은 하락하고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영향으로 나랏빚이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국가채무가 경제력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까지 늘지 않도록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는 졸라매야 한다. 재정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가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 싶다. 국민의 심판은 끝났다. 이제 경제와 민생의 시간이다. 국제질서와 대내외 경제환경은 급변하고 있고, 고물가에 민생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여야도 나라 살림살이와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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