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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의 진실'을 우리가 선뜻 답하기 어려운 이유는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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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피커] '미완의 재난 조사'가 남긴 것들 - 세월호참사특조위 박상은 전 조사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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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오래도록 거리를 뒤덮었던 구호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이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의 염원으로 진상 규명을 위한 3개의 위원회가 꾸려졌고 7년에 걸친 진상 조사 활동을 벌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단일 재난을 다루는 '특별조사위원회'가 탄생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3개 위원회의 조사는 흩어진 사실을 복원하는 성과를 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참사 이후 조사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이 안팎에서 진상 규명 활동을 방해했고, 그 사이 '음모론'이 그럴싸한 진실로 둔갑해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세월호 10주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세월호의 진실"이 무엇인지 답하기 어려워합니다. 다 같이 기억하는 세월호에 대한 '공적인 재난 서사'가 부재한 상황.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제대로 고개를 들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사실의 조각'들은 쉴 새 없이 쏟아졌지만, 그 사실이 가리키는 구조적 맥락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세월호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배경에는 '재난 조사의 실패'가 있습니다. 재난의 책임을 '인격화'하는 데 익숙해진 언론 역시, 특정인의 수사와 기소 여부에 비교적 높은 관심을 두고,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는 조사의 쟁점을 검증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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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제기한 많은 질문들을 우리는 왜 제대로 묻지 못하게 되었는가. 2015~2016년 세월호참사특조위 조사관으로, 2018년 선조위 종합보고서 집필진으로 참여한 박상은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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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월호 참사가 10주기를 맞았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의 진실을 묻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세월호 참사는 굉장히 연관된 사람이 많고 사안이 복잡해서 사실을 나열하면 끝도 없어요. 사람들이 단순히 나열된 기사를 본 것만으로 답을 알 수가 없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 다 같이 기억할 수 있는 재난 서사를 공인하는 역할을 조사위원회가 했어야 하는데 그런 방식의 답을 내지 못했죠. 특조위는 아예 종합보고서를 내지 못했고, 선체조사위는 보고서가 2개로 갈라졌다고 하니까 보통 일반인들은 '아직 답이 안 나왔나 보다', '나중에 답이 나오면 읽어봐야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믿음들, 의혹들이 아직도 여전히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Q. 국가와 민간 차원의 세월호 조사 활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셨는데, 세월호 참사의 구조적 원인은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A. 세월호 참사는 크게 두 국면으로 구성된 참사입니다. 침몰해서는 안 되는 배가 굉장히 좋은 날씨 속에서 급선회를 했고, 그렇다고 해서 넘어져서는 안 되는데 결국 넘어진, 침몰과 관련된 국면 하나. 침몰 이후에도 대피 조치가 잘 됐거나 해경이 유능하게 구조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살아올 수 있었을 것인데 구조 실패 혹은 구조 방기라는 국면. 침몰과 구조의 국면 2가지 각각에서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 거죠.

침몰 원인의 가장 유력한 가설, 즉 우리가 사실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핸들을 돌리면 유입 신호를 줘서 타가 돌아가도록 하는 '솔레노이드 밸브' 부품이 고착이 된 사실입니다. 이 부품이 고장 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고, 그래서 경험한 선원들이 많이 없죠. 점검 항목 등에도 들어가 있지 않거든요. 그만큼 이런 일이 진짜 가끔 일어날 수 있는데, 설령 그래도 배는 넘어지면 안 돼요. 타가 말을 안 듣고 끝까지 돌아가면 배는 돌게 되는데 배가 그렇게 돌아도 옆으로 침몰을 할 이유는 없거든요. 그 상태로 그냥 떠 있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세월호는 굉장히 복원성이 나쁜 상태였기 때문에 옆으로 기울어서 점점 침몰했고, 수밀문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물이 계속 빠른 속도로 들어찼기 때문에 배가 침몰한 것이죠.

여객선에서 수밀문을 안 닫는 것은 완전히 만연한 관행이었다고 파악되는데, 그런 관행이 만들어진 것, 복원성이 악화된 상태로 증개축을 하고 짐을 많이 실은 상태에서 배를 다니게끔 한 상황. 이것이 침몰의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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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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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희원 기자 jes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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