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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후보자 막말·비리, 총선 당일까지 변수…5명 중 1명 표심 흔든다 [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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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정, 與이수정-野김준혁 모두 설화

‘편법대출-아빠찬스 등 부동산 의혹도

“아직 결정 못했다” 스윙보터 표심 영향 전망

헤럴드경제

안동 유림단체 대표자들이 9일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지존' 등의 표현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수원정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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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 기자] 22대 총선 여야 후보들의 막말·비리가 어김없이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가 많게는 60곳 이상을 초접전 경합지역으로 주시하는 가운데, 선거 당일인 10일까지 투표할 후보·정당을 정하지 못한 ‘스윙보터’들의 표심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김준혁 ‘김활란 미군 성상납-퇴계 성관계’ 발언 논란…이수정 ‘대파’에 사과정치권에 따르면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는 선거일 직전까지 과거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역사학자 출신인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유튜브 ‘김용민TV’에서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것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즉각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고,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동문 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8일 민주당에 전달했다. 이화여대 졸업생인 김다혜씨는 여의도의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단식 농성 끝에 9일 삭발식을 했다. 여성단체도 김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가 별다른 사료나 근거가 없음에도 허위 사실을 발언해 이대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 후보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가운데 김 후보는 2022년 2월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2권에서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 사실 또한 알려졌다. 퇴계 이황 선생을 기리는 도산서원은 8일 긴급 시국 성명서를 내어 “김 후보의 황당한 주장은 민족정신의 스승이요, 도덕 사표인 퇴계 선생을 근거 없이 모독하는 있을 수 없는 언어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안동유교선양회 등 안동 유림인사들은 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비뚤어진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국가의 백년대계를 논할 수 있나”라며 그의 후보 사퇴 및 민주당의 대응을 촉구했다.

김 후보의 상대인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후보도 설화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마트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판매대 앞에서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발언한 것을 야당이 비판하자, 이 후보는 같은 달 25일 “윤 대통령이 말한 가격은 대파 한 단이 아닌 한 뿌리”라고 반박했다. 이튿날에는 “오늘 제가 아주 대파 격파한다”며 대파를 들고 찍은 영상을 SNS에 올렸다가 돌연 삭제했다. 해당 발언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국민적 반감을 산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을 모른다는 저들의 지적이 부당하다는 생각에 잠시 이성을 잃고 실수의 말을 했던 것 사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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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사거리에서 지원 유세를 하던 중 대파 헬멧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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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대출·아빠 찬스’ 등 부동산 의혹도 제기부동산 관련 의혹도 어김없이 제기됐다.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는 주택 매입에 장녀 명의로 거액의 사업자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편법 대출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아파트를 매입하고, 2021년 초 대학생이었던 장녀 명의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주택 담보 사업자 대출 11억원을 받은 것이다. 사업자 대출로 받은 11억원은 잠원동 아파트 매입 때 대부업체에서 빌린 6억3000만원과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상환하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아파트를 처분해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갚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이를 규제를 피한 ‘작업 대출’로 보고 대대적 색출 작업에 나섰다. 경기 안산상록선관위는 양 후보가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고 보고 5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아파트를 실거래가(31억2000만원)보다 낮은 공시가(21억5600만원)로 신고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직자윤리법 시행규칙은 공직 선거 후보자가 소유 부동산을 신고할 때 공시 가격과 실거래 가격 중 높은 금액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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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임원 출신인 공영운 민주당 경기 화성을 후보는 딸과 아들에게 서울 성수동 주택을 증여해 ‘아빠 찬스’ 비판에 직명했다. 지난 2017년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11억원 상당의 성수동 부동산을 증여했는데, 해당 주택 매입 4개월 뒤 삼표레미콘 공장이 성수동 공장을 옮기기로 결정하면서 재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인근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소유로, 이준석 개혁신당 화성을 후보는 공 후보가 내부 정보를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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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달 초 CBS라디오에서 진행된 화성을 후보자 토론에서 공 후보의 딸도 10억원 가량의 대출을 끼고 성수동에 22억원 상당 주택을 구입했다는 ‘갭 투자’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공 후보는 “일부 증여가 있었는데 증여세 다 냈다”면서도 절차에 불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장진영 서울 동작갑 후보가 땅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장 후보가 과거 양평 토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8억원을 대출받은 후 이를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앙선관위에 이의신청을 접수했다.

유권자 5명 중 1명은 스윙보터…마지막까지 표심 좌우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중앙선관위 의뢰로 지난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전국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2대 국회의원선거 유권자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2%는 “이번 총선에서 후보자·정당 모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스윙보터로 나타났다. 특히 만 18~29세 응답자 중 58%가 스윙보터에 해당했다.

정치권은 선거 막판 불거지는 막말·비리 의혹을 스윙보터의 표심을 결정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의 경우 차명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경기 부천병 후보의 세월호 유가족 모독 발언이 대표 사례다. 미래통합당은 차 후보를 끝내 제명했지만, 법원이 차 후보의 제명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제명을 ‘무효’로 되돌리며 선거 기간 내내 후속 논란으로 이어졌다. 당시 차 후보의 막말 논란은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들의 표 이탈로 번지며, 수도권 선거의 초대형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컴퓨터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7.9%,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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