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종료 앞두고 '유화적' 성명 발표…"이미지 개선용" 분석도
탈레반 (CG) |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모든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아쿤드자다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앞두고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나라와 외교, 경제적 관계를 맺어 아프간의 안정과 번영이 다른 국가들에 호의적인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아프간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철수 과정에서 정권을 재장악한 뒤 이슬람 율법에 따른 통치를 한다면서 여성 교육권 등을 제한해 국제사회에 비판받고 있다.
탈레반은 정권 재장악 후 어떤 국가에서도 정부로 공식 인정을 받지 못했다.
아쿤드자다는 또 이번 성명에서 정부 관리들이 이견을 제쳐두고 아프간을 위해 봉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가 탈레반 내부 이견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부 고위 탈레반 관리는 지도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불만을 표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교육에 대해서도 언급했지만 여성과 여학생의 중등학교와 대학교 입학을 언제 재개할 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크베크어 등 7개 언어로 작성된 이번 성명은 그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음성파일이 1월부터 최근 수 주 동안 널리 공유된 뒤 발표됐다.
그는 이 음성파일에서 간통한 여성에 대한 투석형 등 탈레반 집권 1기(1996∼2001) 때 사용한 처벌방식을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탈레반 당국은 이 음성파일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아쿤드자다가 음성파일에서 보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성명을 통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슬람 학자인 아쿤드자다는 공개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탈레반 중심지인 남부 칸다하르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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