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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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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된 ‘갤럭시 핏3’ 직접 차고 달려봤습니다 [이동수는 이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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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방랑객’ 주목!

출시 하루 만에 완판…해외 인기 증명

커진 화면, 편한 착용감, 기능 ‘삼박자’

직접 써보니 9만원 미만 ‘가성비’ 체감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갤럭시) 핏3 완판!”(삼성닷컴)

돌풍이다. 지난 3일 국내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신형 피트니스 밴드 ‘갤럭시 핏3’는 출시 이틀도 안 돼 동이 났다. 삼성닷컴은 추가 물량을 8일 오전 9시 오픈하겠다는 공지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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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3일 국내에 출시한 신형 피트니스 밴드 ‘갤럭시 핏3’.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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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핏3의 흥행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콜롬비아, 브라질 등 먼저 출시된 해외에서 품절 사례가 잇따랐다. 몇몇 국내 테크 유튜버들은 국내에 출시되기도 전에 해외에서 핏3를 구입해 리뷰 영상을 올렸다.

출시 다음날인 지난 4일 핏3를 입수해 사용해봤다. 결론은 ‘그럴만 하다’는 것.

핏3는 피트니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스마트워치 이용자들이 원하는 핵심 기능이 담겨있다. 그레이, 실버, 골드 세 가지 색상에 가격은 8만9000원. 스마트워치는 부담스럽지만 웨어러블 기기로 건강 지표를 확인하고픈 사람들,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수많은 알림을 손목 위에서 간단히 해결하고픈 사람들의 기나긴 방황을 끝내줄 녀석이다.

◆편한데 왜 편한지 모르겠다

퀴즈 하나. 스마트워치·밴드를 산 직후 하는 일은?

바로 ‘줄질’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트랩은 고이 박스에 모셔놓고 나에게 맞는 스트랩을 찾아 머나먼 길을 떠나는 것은 워치·밴드 이용자의 숙명에 가깝다. 세계 스마트워치·밴드협회(이런 곳은 없다)에서 약속이라도 했는지 어떤 모델이든 기본 제공 스트랩은 디자인부터 착용감까지 마음에 드는게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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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색상 갤럭시 핏3를 착용한 모습. 핏3라서 오전 3시33분까지 기다렸다(?). 오른쪽 사진은 핀버클 형식의 기본 스트랩. 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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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3는 이같은 음모론에 반기를 들었다. 손목에 착 감긴다. 밴드 구멍에 핀을 통과시켜 고정하는, 특별할 것 없는 핀버클 형식의 우레탄 밴드인데 손목이 편하다. 다른 점이라곤 핀 체결 뒤 남는 스트랩을 고정 고리 대신 밴드 아래로 밀어넣는 형식인데, 이런 방식이 딱히 착용감을 상승시켰으리라 생각되진 않는다. ‘편한데, 이게 왜 편하지?’라는 의문을 남겼다.

그럼 줄질을 안해도 되느냐. 기본 스트랩은 피트니스 밴드답게 기본에 충실한 단색 디자인으로 운동할 때 손색이 없다. 다만 99%의 헬스인이 말하듯(조사한 적은 없다) 운동의 시작은 ‘스타일’이라는 것. 디자인은 취향이니 이만 넘어가자.

본체 디자인은 매끈하다. 디스플레이가 핏2(27.8㎜) 대비 약 45% 커진 40㎜로 시원해졌다. 소재도 폴리카보네이트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었고, 테두리는 매트한 질감으로 은은한 광택이 어려 ‘가성비’ 꼬리표를 넘어선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뛰지 말걸 그랬다

핏3는 운동 보조 스마트 기기로서의 조건을 꽤나 잘 갖췄다. 편안한 착용감에 18.5g의 가벼운 무게로 운동 때 부담이 없다.

100종류 이상의 운동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장 기본적인 걷기·달리기부터 데드리프트·벤치프레스 등 웨이트, 축구·골프 등 구기종목까지 수많은 운동을 구별한다. 이 중 걷기, 달리기, 일립티컬, 로잉머신, 풀 수영 등은 운동 시작 전에 일일히 운동 모드를 활성화시키지 않아도 몇분간 활동하면 자동으로 운동을 인식한다.

기자는 당연히 걷기만 측정해봤다. 스무 걸음 정도 빠르게 걷자 핏3가 진동하며 운동 데이터 기록을 시작했다고 알려왔다. 스마트폰 없이 핏3만 소지한 채 걸어도 운동시간, 평균 속도, 심박수, 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궁금증 하나. 핏3는 GPS가 없는데, 스마트폰 연동 없이도 거리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을까. 삼성, 딱 기다려.

집 주변을 같은 코스로 스마트폰과 함께, 또 스마트폰 없이 걸어봤다. 둘 모두 거리는 0.18㎞로 동일했다. 미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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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핏 3와 스마트폰을 함께 소지하고 걸으면 지나온 경로가 지도로 나타난다. 오른쪽 사진은 스마트폰 없이 핏3만 착용한 채 걸은 결과. 둘 모두 거리는 0.18㎞로 동일했다. 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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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거리가 길어지면 어떨까. 1㎞를 같은 코스로 달렸다. (너무 힘들었다. ‘피지컬: 100 시즌2’를 본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거리 오차는 1%인 10m에 불과했다. 뛴 보람이 없었다.

핏3는 IP68 등급의 방수·방진도 지원하고 특히 방수의 경우 5기압(ATM)까지 보호된다. IP68은 최대 30분동안 최대 1.5m 수심에서 먼지와 담수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5ATM은 최대 10분동안 최대 수심50m에서 방수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샤워를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습기는 방수와 또 다른 문제라서다.

그렇다고 샤워를 안 해본 건 아니다(?). 매일 떨리는 마음으로 핏3와 함께 샤워부스에 들어섰다. 아직 잘 작동한다.

◆광고·홍보전화, 손짓 한 번으로 ‘안녕’

핏3의 최대 강점은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호환성이었다. 삼성 헬스, 캘린더, 채팅플러스(채팅+) 등 삼성 앱과 연동돼 핏3와 스마트폰 양쪽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 등 삼성 앱이 아니더라도 알림을 켜 놓으면 핏3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전작 대비 화면이 커져서 더 많은 정보를 한 화면에서 제공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특히 편하게 쓴 기능은 ‘빠른 응답 문구’다. 문자나 카톡 메시지가 왔을 때 미리 설정해놓은 나만의 문구로 답장을 보낼 수 있다.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일일히 꺼내지 않고 손목만 까딱해도 알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매우 편했다. 최근 하루 10번도 넘게 걸려오는 광고·홍보 전화를 손짓 한 번으로 거절하는 쾌감도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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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설정한 빠른 응답 문구들. 메시지가 왔을 때 해당 문구들은 갤럭시 핏3에서 바로 답장할 수 있다. 이제보니 거절하는 문구가 하나도 없다. 오른쪽 사진은 토요일인 지난 6일 걸려온 광고, 선거 홍보 전화들. 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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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3는 시리즈 최초로 ‘낙상 감지’와 ‘긴급 SOS’ 기능도 지원한다. 낙상이 발생하면 의식이 없더라도 구조를 요청하는 음성 전화가 119 등 긴급 연락처로 자동 발신된다. 동시에 위치 정보를 담은 SOS 메시지가 사전에 설정된 전화번호로 발송된다. 측면 버튼을 5번 눌러 긴급 SOS 기능을 사용하면 119 등으로 음성 전화가 자동 연결되고 SOS 메시지가 설정된 전화번호로 동시 발송된다. 다행히 사용할 일은 없었다.

직접 실험해보니 배터리도 쓸만했다. 충전 속도가 꽤나 빨라서다. 배터리가 30% 남았을 때 기본 제공된 마그네틱 충전 케이블로 10분간 충전하면 53%까지 올랐다. 90%를 넘기기까진 35분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핏3가 배터리 1회 완충으로 최대 13일까지 사용 가능하고, 급속 충전을 지원해 30분 충전 시 최대 65%까지 충전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급속 충전 어뎁터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이동 중’은 핑계고,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든 것을 씁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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