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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닭강정’으로 입증한 류승룡의 연기 스펙트럼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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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류승룡 인터뷰
“또 닭? 닭은 우리에 밀접하고 이로운 홍익인간 같은 존재”
“안재홍은 놀라운 배우...아직 빙산의 일각만 보여줘”


도대체 닭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배우 류승룡이 영화 ‘극한직업’, 디즈니+ 시리즈 ‘무빙’에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감독 이병헌)으로 또 닭과 만났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공개 이후 원작 웹툰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했다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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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승룡이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닭은 머니 푸드다. 그만큼 닭소비가 많고, 그래서 소재가 계속 나오니까. 작품에 계속 많이 등장하고. 이젠 삼계탕이 남았다. 항상 밀접하고 몸이 허할때다 아플 때나 먹는. 월드컵 때도 닭은 항상 옆에 있지 않나. 이게 밀접하고 친밀하고 이로운 홍익인간 같은 존재다. 우리나라에 닭이 없었다고 하면 너무 삭막하지 않나.”

‘극한직업’ 이후 또 이병헌 감독과 호흡을 맞춰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엄청나게 컸다. ‘닭강정’ 시작하기 전에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취향을 타는 작품이겠다 싶었다 분명히. 저는 극호지만. 사실 너무 잔인한 건 제가 또 못 본다. 안 좋아서가 아니라 취향이 그런 것 같다. 호르몬의 변화도 있고(웃음). 원래 제가 고수를 못 먹었는데 고수를 먹다 보면 맛을 알지 않나. 용기 내서 먹으니까 맛있더라. 지방을 제거하고 소화를 돕는 효능이 있다고 하더라. ‘닭강정’도 그렇다. 이상할 수 있지만 진입장벽을 넘으면 중독성이 있다. 좋다. 생각 없이 웃는 게 스트레스를 제거하고 디톡되는 것이 있다.”

얼마 전 라디오에서 ‘환갑 때까지 코미디를 못 하겠다’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럴 생각일까.

“안 할 거야. 그만큼 ‘닭강정’에 대한 애정, 이런 장르. 독특한 장르가 배우 인생에 있어서 또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인데. ‘지구를 지켜라’ ‘킬링로맨스’ 계보가 있는데 저는 두 작품 모두 극호였다. 아무튼 독특하고 기발한 이런 것들에 대한 휴식을 가져야 많은 분이 ‘류승룡이 웃긴 거 보고 싶다’고 할 때 짠 나타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지금 한 작품 코미디가 있는데, 이 두 개가 올해 공개되는 걸로 알고 있다. ‘닭강정’이랑 결이 다른데, 당분간은 쉬어야겠다. 보고 싶을 때까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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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류승룡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닭강정’에서 안재홍과의 케미가 장난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중독성이 있었다.

“어렸을 때 위인전을 보고 자랐는데, 안재홍은 정말 그때 태어났으면 위인전에 있었을 것 같다. 너무 놀랍다. ‘도리화가’ 때 처음 만났는데 ‘족구왕’으로 이미 놀라운 배우였고. 그 당시에 ‘도리화가’ 때 분량이 작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영화에 대한 기본, 명작을 싹 다 봤더라. 이동휘 배우랑. 제가 부끄러울 정도로 알고 있더라. 아니나 다를까 그때부터 막(인기가). 제가 본 안재홍 배우는 ‘마스크걸’ ‘LTNS’도 했지만, 빙산의 일각이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머리가 좋고 감각이 좋은 친구라서 밝은 친구인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너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안재홍, 정호연과 함께 주고받는 대사가 가장 말맛이 있었다. 탁구를 하는 듯 핑퐁이 엄청났다.

“셋이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연습을 안 했으면 웃음이 계속 나왔을 신이라서 웃음을 다 빼고 했다. 촬영 때 했으면 그러면 큰일 났을 것 같다. 제 숨소리만 듣고도 웃었다. 나중에 숨 쉬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 쉬나(웃음). 그때 재미있었다. 보조 출연들도 터졌다. 진짜 극한 직업이었다. 모르는 척하고 연기하는 게.”

“정호연 배우는 ‘오징어게임’ 이후 첫 작품일 텐데, 대사도 많고, 말도 안 되는 대사를 시침 뚝 떼고 하더라. 긴 대사인데 씹지 않고 했다. 너무 놀랍고 예쁘고 깜짝 놀랐다. ‘이래서 글로벌 스타가 됐구나’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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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승룡이 ‘닭강정’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딸로 등장한 김유정 배우와의 연기는 어땠을까. 영화 ‘불신지옥’ 이후 14년 만에 제외했다.

“너무 많은 분이 좋아하고 인정하는 그런 배우고, 어렸을 때는 너무 아기였을 때 봤다. 본인은 기억 못 한다. ‘불신지옥’ 같은 경우는. 중간에 광고를 찍어서 책도 선물하고 이야기도 나눴는데. 그래서 이번 촬영에 편안하게 봤다. 20년을 봤으니까. 정말 아역 배우들, 국민들이 자라 온 것을 본 배우가 이렇게 잘 자라기가 쉽지 않은데 정신도 마음도 건강하고 얼굴도 너무 예쁘고 현장에서 태도도 너무 좋고, ‘모든 분이 좋아할 수밖에 없구나’ 싶었다.”

‘닭강정’에서는 눈을 의심케 하는 역대급 코미디 장면이 많이 나왔다. BTS, 라바 등 ‘이게 뭐지?’ 하는 호불호 갈리는 코미디가 등장했다. 연기하는 배우로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마지막쯤에 핵과 사슴이 등장하지 않나. 웃겼고, 사슴은 정말 무서웠다. 또 BTS 하는데 나도 모르게 애드리브로 ‘나도 따라할 뻔 했네’가 나왔다. 이게 장면에 붙어서 놀랐다. 저도 한 줄 몰랐다. 서로 다 놀라고, 라바가 계속 꿈틀거리는데 정말 이 악물고 슬픈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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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류승룡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딸이 닭강정으로 변하는 이야기가 가짜라고 생각하는 순간 몰입도가 깨질 것 같아서 몰입하고 엄청난 명상을 했다고 밝혔다. 또 류승룡은 ‘닭강정’을 ‘고수’로 비유하기도 했다. 고수에 호불호가 있듯 취향의 차이를 타는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이런 작품이었어?’라고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고수를 정말 좋아한다. 취향은 취향이고, 이에 따라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분들에게는 문턱이 안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트렌드가 바뀌어서 다시 진입한 분들이 호를 느꼈으면 좋겠다.”

참 다양성을 추구하는 배우 같다. ‘무빙’, ‘닭강정’을 비롯해 K-좀비를 알렸던 ‘킹덤’도 사극 ‘명량’과 ‘광해, 왕이 된 남자’까지.

“저도 클래식, 인디밴드, 여러 가지 기호가 있다. 작품도 정통 사극도 좋아하고. 그중에 독특한 것에 대한 도전과 호기심, 도전 의식이 있는 것 같다. 기발한 것에 끌리는 것 같다. 클래식한 작품을 찍어둔 것도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악역도 하고 싶고 다 가능성을 열어둔다. 이 작품을 놓치면 영영 못할 것 같은 독특한 작품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닭강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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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승룡이 MK스포츠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는 대중의 선택을 받는 사람이다. 그래서 참 쉽진 않은데, 그래서 휴식을 가지려고 한 게 있다. 색깔이 코미디가 많이 칠해졌으면 지우고 하얀 도화지로 만들어야 하는, 그랬으면 좋겠다. 국한되지 않게. 그렇게 선택 되어지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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