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인터뷰서 "난민 상황 알면 누구나 환영…실상 전달은 모두의 책무"
유엔난민기구-코이카, 3년간 324억 들여 '분쟁 및 취약국 지원사업' 협력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라우프 마조우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보 |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난민이 누구이고, 왜 난민 신청을 하는지 제대로 알리는 게 중요해요. 난민의 상황을 이해하면 누구나 그들을 환영하게 됩니다. 난민과 강제실향민(이주민) 문제는 정치적으로 활용되지 않아야 합니다."
라우프 마조우(59)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보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난민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그들의 실상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이렇게 말했다.
2020년 2월 UNHCR 운영 총괄을 담당하는 최고대표보에 임명된 그는 난민 지원 및 관련 사업 등에 관한 민관 협력 강화를 요청하기 위해 이틀 일정으로 전날 방한했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인 마조우 최고대표보는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991년 7월 UNHCR에 입사해 30년 이상 근무하며 긴급 구호, 귀환, 구호와 개발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난민 관련 견해 밝히는 라우프 마조우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보 |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 500만명은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등 인접국으로 향했다"며 "각국이 받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들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 모두 난민으로서 보호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국은 난민 인정을 받아야 하는 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며 "난민 신청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신설 움직임에 대해서는 "한국의 노동 수요와 미래 경제, 저출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민정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적기"라며 "UNHCR도 새 제도가 수립되는 데 있어서 참여할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난민과 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난민기구(UNHCR)-코이카, 4일 '분쟁 및 취약국 지원 사업' 업무협약 체결 |
마조우 최고대표보는 전날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분쟁 및 취약국 지원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언급했다.
UNHCR과 코이카는 3년간 2천400만 달러(약 324억4천300만원)를 투입해 장기화한 난민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요르단, 레바논, 수단 등에서 난민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친다.
이날 인터뷰에는 마조우 최고대표보의 방한 일정에 동행한 전혜경 UNHCR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장도 참여했다. 전 본부장은 "난민 등이 한국에 이익이 되고, 난민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도록 포용적인 정책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난민을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까지 UNHCR 한국대표부 대표로 일한 전 본부장은 전임자인 인드리카 라트와트 전 본부장이 지난해 11월 유엔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 특별부대표 겸 아프가니스탄 상주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올해 2월 승진해 발탁됐다.
UNHCR은 전 본부장이 그간 아시아·태평양국 특별자문관, 아프가니스탄 사무소 프로그램 관장 부소장보, 미얀마 소장 등을 지내며 보여준 업무 성과를 고려해 아시아 지역 전문가로서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인터뷰하는 전혜경 유엔난민기구(UNHCR)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장 |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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