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스토어에 진열된 갤럭시S24 시리즈./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첫 인공지능(AI)폰 ‘갤럭시S24′ 출시에 힘입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해 갤럭시S24 출시 효과가 사라지는 올 2분기 이후 MX(모바일경험) 사업부 수익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SP는 판매한 상품 하나의 평균 가격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고가의 제품을 더 많이 팔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추격과 한국 정부의 중저가 단말기 출시 확대 압박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ASP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올 1분기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의 스마트폰 ASP를 335달러(약 45만1580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분기 325달러(약 43만8100원)보다 3.1%가량 늘어난 숫자다. 삼성전자는 매년 초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최근 1분기 ASP를 지속적으로 올리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ASP인 325달러도 2021년 1분기 278달러(약 37만4744원)보다 16.9% 늘어난 수치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은 5700만대로 지난해 1분기(6100만대) 대비 6.6%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MX 사업부의 올 1분기 예상 매출은 30조13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30조745억원) 대비 2.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MX 사업부가 속해있는 DX(디바이스 경험, 모바일+네트워크) 사업부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6% 줄어든 3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 올해 스마트폰 시장 저성장… 삼성, AI 기능 탑재에 집중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대비 2.4%의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실질적인 성장이 이뤄지기보다는 지난해 불황에서 회복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ASP를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기기에 AI 기능을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선보인 첫 AI폰 갤럭시S24에는 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하는 ‘서클투서치’ 기능과 텍스트 자동 요약, 사진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주는 AI 편집 기능 등이 탑재됐다. 최근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23 시리즈와 Z플립·폴드 5, 탭 S9 시리즈까지 AI 기능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내부에 들어간 부품만으로 성능을 끌어올리기는 한계가 있는 데다, 고성능 부품을 탑재해 단말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가면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AI 기능 적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5.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신제품 없는 2분기… 中 추격도 만만치 않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이 없는 올 2분기에 스마트폰 ASP를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스마트폰 사업 ASP는 275달러(약 37만562원)다. 통상적으로 신제품이 없는 2분기는 1분기에 비해 ASP가 대폭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 3분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플립·폴드6에 기대를 걸어야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 1분기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플래그십 수요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정부가 가계통신비 경감을 이유로 중저가 제품 확대를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저가 기기를 위주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스마트폰 ASP를 쉽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도 중저가 단말 출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