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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막말·2차가해 일삼는 ‘성차별’ 후보들…이게 정말 최선입니까?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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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대 진영을 향한 후보들의 ‘막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대착오적인 성 역할 고정관념을 드러내거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은 후보들의 발언은 ‘성평등 의제’가 완전히 사라진 한국 정치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플랫은 총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성차별적 발언과 관련 사건을 시간 역순으로 정리했다.

경향신문

이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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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김활란”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
-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이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들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
- 2019년 2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


경향신문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가 지난달 14일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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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과거 발언이 알려지자 김 후보 측은 입장문을 내고 “김활란 총장의 친일 반민족행위를 소개하려 했던 것이지 여성 비하 발언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여러 매체가 김 후보의 유튜브 발언을 발췌 편집해 보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화여대에서는 공식 대응에 나서며 “김 후보가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후보자 신분으로서 가져서는 안 되는 여성차별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당시 여성들은 물론 현대의 여성에 이르는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 의도를 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은 “김 후보의 과거 유튜브 방송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학교와 구성원들에게 사과할 것을 김 후보에게 권고했다”고 했다.

4월 1일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


“남영희 후보, 똑소리나게 일 잘하지 않느냐.
생긴 것도 일 잘하게 생기지 않았느냐”
“남성 분들 억울하게 생각할지 모르는데,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하더라고요”
- 4월 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 남영희 후보(인천 동·미추홀) 지원 유세 현장


“정부라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아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회초리를 든 무서운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는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
- 3월 27일 유튜브 방송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인천 지역 14개 지역구 가운데 동·미추홀에만 유일하게 여성인 남영희 후보를 공천했다. 이재명 대표는 유세에서 이를 강조하며 남 후보 지지를 호소했는데, ‘살림은 여성이 잘한다’는 발언이 성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재혼 가정을 비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여성위원회는 “재혼 가정마저 조롱거리로 삼는,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 인간이길 포기한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3월 30일 - 조수진·천하람·정필재 ‘성폭력 가해자 변호 이력 논란’


(133회 불법 촬영 가해자 변호에 대해)
“제가 특별히 부당하거나
피해자들을 과하게 공격하는 식의
변호를 한 기억은 없다”
-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술에 취한 아르바이트생 성폭행한 가해자 변호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
심신 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성병 감염에서 비롯된 것,
준강간 범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 국민의힘 정필재 후보(경기 시흥갑)


(성폭행 때문에 성병에 걸린 피해 아동에 대해)
“제3자와의 성관계로 감염됐을 수 있다”
“여성이 거절의 의사를 표현했어도 실제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 더불어민주당 조수진 후보(서울 강북을·사퇴)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0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선대위 출범식에서 강북을 공천을 받은 조수진 후보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2024.03.20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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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법조계 출신 후보자들이 대거 나오면서 변호사 시절 과거 변호 이력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모든 국민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변호사 출신 후보가 특정 사건을 수임했다는 이유로 과도한 사회적 비난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성폭력처벌법에서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이나 명예가 손상되거나 사적인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조수진 후보의 경우 인권 변호사라는 이력을 앞세웠기에 비난이 거셌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조 후보의 발언에 대해 “법의 언어를 앞세워 피해 아동과 그 가족에게 가한 조 변호사의 2차 가해 행위 역시 ‘인면수심’ 그 자체”라고 했고,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변호사 시절에 국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지 않았으면서 국회의원이 돼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인식”이라며 “인권 변호사 간판도 자신의 출세를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합리적 의심마저 들게 한다”고 했다.

또 조 후보가 사무총장을 지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도 피해자의 인격권과 존엄성을 침해하는 변호사의 변론, 홍보 활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자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조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제 각오가) 국민께서 바라는 눈높이와 달랐던 것 같다”며 사퇴했다.

3월 28일 - 비동의 강간죄 논란


“10대 공약에 비동의강간죄가 수록된 것은 실무적 착오”
- 3월 2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실장


“모든 성관계를 강간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인생 송두리째 위협”
- 3월 27일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대본부장


“억울한 사람 양산될 수 있어”
- 3월 26일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거대책본부장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10대 정책공약에 비동의 강간죄 도입을 포함시켰다가 하루 만에 “실무적 착오”라며 공약 철회를 밝혔다. 비동의 강간죄는 형법상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자는 것이다.

앞서 2018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강간죄를 피해자 동의 여부에 중점을 두도록 시정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지난해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했으나 거대 정당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3월 18일 - 서울 동작을 ‘냄비’ 논란


‘냄비는 밟아야 제맛’
‘나베(냄비)를 밟아버릴 강력한 후보’
-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류삼영 후보를 위해 만든 홍보물 문구


경향신문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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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서울 동작을)를 겨냥한 문구가 담긴 홍보물이 퍼졌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후보 측은 “관련 웹자보를 제작, 유포하지 않았고 상대 후보를 비하하는 선거운동은 일절 기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여성위원회는 “나경원 후보에 대한 성적 비하로 볼 수밖에 없다”며 “상대 여성후보에 대해 성적 비하가 담긴 홍보자료를 제작하여 배포하는 것은 매우 저급하고 폭력적인 행위임에도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3월 15일 - 국민의힘 장예찬 전 최고위원


“매일 밤 난교를 즐기는 사람이라도
직무에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
“남자들은 룸(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 좀 작작 사시고”
- 2014년 개인 SNS


경향신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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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을 지낸 장예찬 후보가 과거 페이스북에 쓴 글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장 후보는 지난 3월 12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으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15일 “아무리 어렸을 때라도 더 신중하고 성숙했으면 어땠을까 10번, 100번 후회하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한 번 더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결국 공천을 취소하면서 장 후보는 무소속으로 부산 수영구에 출마했다.

3월 6일 -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경기 화성을)


“통일 교육, 성인지 교육 등
국가가 국민의 사상적 자유 침해하는 제도”
“문화 콘텐츠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검열”
- 국회 최고위원회의


이준석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서 체감하는 진짜 논쟁에 직면하겠다. 그게 개혁신당이라는 정치 집단이 존재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며 성인지 교육에 대해 ‘국가가 국민의 사상적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라고 했다.

하지만 성인지 교육은 현재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법으로도 보장되고 있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법령, 정책, 관습 및 각종 제도 등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교육’을 뜻한다.

경향신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4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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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공천 배제


“동성애자를 비례대표로 선발한
더불어민주연합 강력 규탄”
- 전국차별금지법제정반대국민연합


“공천 심사 진행 결과 ‘병역 기피’에 해당”
- 더불어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비례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시민사회 몫 후보(국민후보) 추천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해 서류 심사 결과 부적격 통보했다. 사유는 병역 기피다. 임 전 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에 따라 2004년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는 명목상 이유고, 정치권이 성소수자 이슈를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 전 소장은 공개적으로 성적 지향을 밝힌 성소수자다. 군인권센터 소장으로 일하면서 성소수자 군인 색출 반대 운동이나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참여했다. 이에 임 전 소장 공천 이후 개신교계 단체 일부에서 반발이 일었고, 실제 민주당 관계자는 “종교계 반발이 거셌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지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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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도 “양심의 자유와 인권을 강조했던 민주당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신을 스스로 내치는 것이며 명백한 차별”이라며 더불어민주연합에 임 전 소장 부적격 판정에 항의하는 문서를 보냈지만, 재고되지 않았다.

1월 29일 -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경찰, 소방 직렬 신규 공무원에 대해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 의무화”
- 국회 기자회견


이준석 대표는 안보 위기, 병력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진보당은 “군복무자에게만 신규 공무원이 될 자격, 시민권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차별과 갈등으로 관심 끌기에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으나, ‘남성도 힘드니 여성도 힘들어야 평등한거다’는 식의 해로운 논쟁을 반복하는 것은 갈등과 극단의 정치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했다.

12월 29일 - 국민의힘 박은식 후보(광주 동·남을)


“전쟁 지면 집단 ㄱㄱ(강간)이 벌어지는데
페미니즘이 뭔 의미가 있는데?”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으면 좋겠다”
- 과거 개인 SNS


이런 발언을 놓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월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왜 여성혐오 발언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하게 조치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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