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경기 성남시분당구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숏폼 콘텐츠 /사진=안철수 의원 채널 캡처 |
4·10 총선이 임박하면서 SNS(소셜미디어)에 정치 관련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직접 자신을 소개하거나 공약을 홍보하는 '숏폼 콘텐츠'(1분 내외 짧은 영상 콘텐츠)들이 다수 눈에 띈다.
4년 전 총선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쇼츠'(유튜브 숏폼 콘텐츠)와 '릴스'(인스타그램 숏폼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등장한 현상이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많은 유권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분당구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안철수 리즈시절'(특정 인물이나 단체의 황금기를 뜻하는 유행어)이라는 제목의 10여초 분량 영상을 올려 자신의 과거 경력 사항 등을 소개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53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 반응도 나쁘지 않다. 1000명에 가까운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았다. "멋지다" "이런 영상이 왜 공식 계정에 올라오느냐" "내 알고리즘 무슨 일?" 등의 반응들이 나왔다. 안 의원에 대해 잘 몰랐는데 유쾌한 방식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는 목소리가 대다수다.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의 숏폼 콘텐츠도 화제가 됐다. 일부 동작구 운동장에 잔디를 깔겠다는 공약 영상은 조회수가 370만회다. 이 밖에 국민의힘 인천 계양구을 후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의힘 경기 성남시분당구을 후보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서울 구로구을 후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등도 다양한 숏폼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의 숏폼 콘텐츠 /사진=나경원 전 의원 채널 캡처 |
야권에서도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선거 운동에 적극적이다. 충남 아산시을에 출마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슬릭백'(미끄러지듯 추는 춤) 챌린지를 활용한 쇼츠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지역 광역의원들이 슬릭백을 추자 강 의원이 빙판길 대비책으로 열선 설치 등의 공약을 선보이는 식이다.
경기 성남시분당구을에 출마한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숏폼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0대 후반의 나이로 '보디 프로필' 도전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등산을 하거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영상 등을 공유했다.
각 당 공식 채널에서도 전담 인력을 두고 숏폼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의 발언 영상을 짧게 편집해 게재한다. 민주당은 주로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을 공유한다.
숏폼 콘텐츠가 선거를 앞둔 정치인에게 생명과도 같은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각 후보의 호감도나 정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 일부는 정치 콘텐츠에 반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신의 알고리즘에 정치 콘텐츠가 나오면 "이런 게 효과가 있는 건가"라며 무시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국회의원은 흔히 딱딱한 이미지가 있는데 유튜브 등에서 코믹한 이미지의 영상을 게재하면 젊은 세대에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장년 층에서는 무게감이 없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의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쇼핑하듯이 선택하는 환경"이라며 "온라인 상에서 눈에 띄기 위해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홍보 전략을 내세우는 것은 나름의 적합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선거가 임박해 후보자와 지역구가 정해지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정책을 알려 차별화하기에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유권자 뇌리에 남을만한 것을 찾다 보니 숏폼 콘텐츠가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남 아산시을에 출마한 강훈식 민주당 의원의 숏폼 콘텐츠 /사진=강훈식 의원 채널 캡처 |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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