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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농산물값 두달 연속 20% 올라… 유가도 다시 뛰며 물가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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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값 역대최대 88% 폭등]

물가 두달째 3%대 고공행진

배값 1년새 88%, 귤은 68% 급등… 尹 “농산물 안정자금 무제한 투입”

정부 “지난달 정점, 하반기엔 안정”… 전문가 “고물가 장기간 지속 우려”

동아일보

사과 사먹기 겁나네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사과 4개가 1만5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88.2% 뛰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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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과 가격이 또 천정부지로 올랐다. ‘금(金)사과’ 논란이 본격화된 2월보다도 가격이 더 뛰었다. 배 역시 역대 최대 폭으로 뛰며 농산물 가격은 13년여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20%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정부는 3월을 정점으로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가 상승 등으로 상반기(1∼6월) 내내 고물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두 달째 20% 넘게 오른 농산물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 가격은 전년보다 88.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 2월(71.0%)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가장 큰 오름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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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다른 과일도 ‘금값 행렬’을 이어갔다. 배는 1년 전보다 87.8% 올라 역대 최대 폭으로 뛰었고 귤은 68.4%, 감은 54.0% 각각 올랐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19개 과일 중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내려간 건 수입품인 망고(―21.4%), 아보카도(―3.2%), 블루베리(―1.4%) 등 3개뿐이다.

과일값이 뛰면서 농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20.5% 상승했다. 올 2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 오름세다. 농산물 가격이 두 달 연속 20% 넘게 오른 건 2010년 9월∼201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는 11.7% 치솟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외식서비스 가격도 3.4% 뛰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라 2월(3.1%)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부터 정부가 과일을 포함한 농산물에 긴급 가격안정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당초 정부는 3, 4월 두 달 동안 가격안정자금 15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침을 바꿔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무제한, 무기한 투입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형마트 중심으로 진행되는 할인 지원과 수입 과일 공급 대책을 중소형 마트와 전통시장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6월 안에 물가 안정 어려울 수도”

국제유가도 다시 들썩이면서 지난달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2% 올랐는데, 석유류 가격이 플러스를 보인 건 201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하면서 석유류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1일 배럴당 87.65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는 4월부턴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월부터 기상 여건이 개선되고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특이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3월 물가에는 정부의 정책 지원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조사는 초순, 중순, 하순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데 긴급 가격안정자금은 18일부터 투입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매가 할인 지원으로 낮아진 가격은 공식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할인된 가격이 반영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사과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18.2% 오르는 데 그쳤다.

일각에선 예상보다 고물가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유가가 계속 오르는 데다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등 돈을 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상반기 중 물가 안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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