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8] "개표 다 끝나봐야"…'혼전 양상' 분당을 표심은

국힘 김은혜 vs 민주 김병욱…최근 여론조사 오차 범위내 접전

중도층 표심이 변수…"민생·경제에 더 목소리 내야" 주문도

미금역사거리에 걸린 국민의힘 김은혜·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 플래카드 [촬영 이우성]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막판까지 개표 다 끝나봐야 알겠죠."

4·10 총선을 8일 앞둔 2일 수도권 최대 격전지 중에 하나로 꼽히는 경기 성남시분당을 선거구. 탄천 산책로에서 만난 한 주민(58)은 이번 총선 결과를 이렇게 예측했다.

그는 "지지 후보와 정당을 정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여야를 떠나 자기 잇속만 차리려는 것 같아 이번엔 투표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투표 포기 의사를 밝혔다.

분당을은 대통령실 출신의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민주당 현역 의원인 김병욱 후보가 맞붙어 주목받는 곳이다.

분당을은 현 지역구로 조정된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 치러진 6차례 총선에서 보수 계열 후보가 4번, 진보 계열 후보가 2번 금배지를 차지해 보수 진영이 우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실시된 20~21대 총선 때는 현역 의원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내리 두차례 당선된 데다가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중도층이 적지 않아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내동 중앙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 중인 시민들 [촬영 이우성]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분당을의 판세는 '박빙'으로 나왔다.

앞서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인다.

KBS 의뢰로 지난달 18~20일 실시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5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에서는 김은혜 후보 42%, 김병욱 후보 40%였다.

지난 24~28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김은혜 후보 40.2%, 김병욱 후보 34.5%(한국경제신문·피앰아이·5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로, 두 후보는 5.7%포인트 차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여론조사의 기타 자세한 사항은 각 조사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구미동 탄천변 산책로에서 만난 정모(70) 씨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정 씨는 "민주당 의원 수가 많아 정부가 뜻대로 정책을 펼치지 못하지 않느냐"며 "여당이 제1당이 돼야 할 것 같아 김은혜 후보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직장 가까운 금곡동으로 이사와 분당을 선거구에서 첫 투표를 한다고 밝힌 회사원 김모(30) 씨는 "범죄경력이 있는지, 청년정책 공약은 어떤 걸 내놨는지 유심히 보고 지지 후보를 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금역 대형상점 앞에서 만난 주부 장모(45) 씨는 "분당의 관심사 중 하나가 재건축인데 차질 없이 추진되려면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여당 후보가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라며 김은혜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IT회사에 다니는데 재택근무일이라 수내동 중앙공원으로 아침 산책을 나왔다는 오모(54) 씨는 "정부와 여당이 선을 넘는 경우가 많지 않았냐.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 지지하는 정당은 조국혁신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내동에서 구두수선점을 운영하는 양모(62) 씨도 "현역 의원인 김병욱 후보가 재선했는데 일도 잘하고 지역에서 시민들도 자주 만난다. '정권 심판론', '국정 안정론' 이런 걸 떠나 기호 1번"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분당구을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후보 [각 후보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는 선거를 여드레 앞둔 이날도 표심을 얻기 위해 분주히 오갔다.

김은혜 후보는 이날 아침 일찍 정자역과 인근 신기교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정자동 한솔 복지관으로 이동해 식사하러 온 어르신들에게 한표를 호소했다.

오후에는 수내역 롯데백화점 앞 버스정류장과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유세를 이어간다.

김병욱 후보는 수내역 롯데백화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출근 인사로 이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어 중앙공원으로 이동해 지지를 호소하고, 오후에는 유세차로 지역 곳곳을 돌았으며, 구미동 무지개사거리에서 퇴근 인사를 할 예정이다.

접전 구도 속에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각 후보의 당락에 적지 앉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곡동에 사는 한 주부(25)는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모른다"며 "집에 온 선거공보물을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선거운동원들과 유세차가 지역 곳곳을 돌고 거리 곳곳에 후보들 플래카드가 내걸렸지만, 정자역 앞에서 만난 50대 한 직장인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밝히고는 "싸우는 정치 말고 민생, 경제를 위해 더 목소리를 낼 수는 없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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