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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면서 고민하겠다" 김연경, 은퇴냐 현역 연장이냐…'배구 여제'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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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갈림길에 서 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이 현역 연장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2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김연경 선수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애써 미소를 지어봤지만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올 시즌도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현대건설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22 17-25 25-23 23-25 7-15)으로 패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 올라왔다. 1, 2차전서 각각 세트스코어 2-3으로 패배한 데 이어 3차전서도 풀세트 혈투 끝 무릎을 꿇었다. 내리 3연패 당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지난 시즌에도 아픔을 겪었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했다. 챔프전서 한국도로공사와 맞붙어 1, 2차전 승리를 거둔 뒤 3, 4, 5차전서 패했다. 뼈아픈 리버스 스윕으로 눈앞의 우승을 놓쳤다. 김연경은 V리그 최다인 5번째 정규리그 MVP와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 트로피를 손에 넣는 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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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해외 무대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던 터라 국내에선 처음으로 FA 시장에 나왔다. 현역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신중하게 고민했다. 결국 김연경은 코트에 남기로 했다. 당시 그는 "선수로 더 뛰려 한다. 은퇴 시기에 대해 예전부터 계속 생각해왔다. 가족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아직은 아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큰 부상 없이 컨디션을 유지 중이고 경기력도 괜찮은 듯하다. 주위 의견들을 참고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행선지를 정해야 했다. 원소속구단 흥국생명은 물론 타 구단에서도 당연히 김연경에게 관심을 보였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통합우승을 놓쳐 타격이 컸다. 우승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다"며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팀으로 선택하려 한다. 절실함을 느꼈기에, 어렵겠지만 다시 우승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이라면 대우를 덜 받더라도 괜찮다. 우승할 수 있는 팀과 함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우승에 목말랐다. 김연경은 핑크빛 꿈을 이어가기로 했다. 흥국생명과 다시 손을 맞잡았다. 계약 기간은 1년, 총 보수는 2023-2024시즌 여자부 보수 상한액인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옵션 3억원)이었다. 나아가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절친한 친구인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 김수지(전 IBK기업은행)를 FA로 영입하며 전력 강화도 이뤘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했다. 김연경은 다시 현역 연장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어제(1일) 막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거취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 선수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라. 기다리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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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지난해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맺었지만, 올 시즌 종료 후 다시 FA가 되지는 않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자유계약선수관리규정 제8조 'FA 자격 재취득'에 따르면 FA 선수는 정규리그 3시즌을 경과하면 다시 FA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매 시즌 출장경기(경기 중 한 랠리에만 교체 투입돼도 한 경기 출장으로 인정)가 정규리그 전체 경기의 40% 이상일 경우 1시즌 경과로 인정된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이제 1시즌을 보냈고 2시즌을 더 소화해야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다.

만약 김연경이 현역 연장을 택할 경우 흥국생명과 총 보수에 관해서만 논의하면 된다. 새 시즌 선수 등록 1차 마감 기한은 오는 6월 30일 오후 6시까지다.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향후 몇 년은 거뜬해 보인다. 김연경은 올 시즌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775득점, 공격성공률 44.98%, 서브 세트당 0.207개, 블로킹 세트당 0.364개, 리시브 효율 42.46%, 디그 세트당 3.829개를 선보였다. 리그 득점 6위(국내선수 1위), 공격종합 성공률 2위, 서브 6위, 리시브 5위, 디그 7위, 수비 8위(세트당 5.557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공수 겸장 에이스다운 실력을 뽐냈다. 포스트시즌에도 팀을 이끌었다.

또한 선수단을 아우르는 리더십,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 등도 여전하다. 중요한 것은 김연경의 마음이다. 모든 것은 그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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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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