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 전화 빗발치자 재논의키로
전남 영광군청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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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이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오는 16일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준비하다 주민들의 항의에 재검토에 들어갔다.
영광군은 오는 16일 예정된 영광방문의 해 기념 전야제 행사에 대해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군은 앞서 16일 오후 1시 영광스포티움에서 'KBS 전국노래자랑'을 개최를 예고했다. 17일 열리는 제63회 전남도체육대회와 제32회 전남도장애인체육대회에 맞춰, 전날 전국노래자랑과 전야제 등을 갖고 체육대회 분위기를 북돋는다는 게 군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로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애도·추모 행사가 예정된 날이어서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광군청 누리집에는 전국노래자랑 공개녹화 날짜의 부적절성과 일정 변경을 요구하는 항의성 민원글이 이어졌고, 항의전화도 폭주하고 있다.
한 주민은 "누군가의 자식이었을 때보다 누군가의 부모가 돼보니 더욱 아픈 날"이라며 "아픔을 느끼고 공감하는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국가나 기관이라면 부끄러운 행사를 하기에 적정한 날은 아닌 듯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민원인은 "세월호 참사는 피해자와 가족들만의 아픔이 아니라 참사를 목격한 국민의 아픔"이라며 "개인이라면 몰라도 국가는 사회적 참사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와 존중의 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의가 빗발치면서 군은 뒤늦게 전야제와 전국노래자랑 취소를 논의하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세월호 10주기라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양대체전에 앞서 군민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전야제를 준비했다"며 "반대가 워낙 심해 현재 전야제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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