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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인도 주식 공모펀드 82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42.10%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2.77% 올랐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인도 펀드는 ‘삼성클래식인도중소형FOCUS연금증권자투자신탁’으로, 최근 1년 수익률이 61.63%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본격화한 후로 글로벌 자금 흐름은 중국을 이탈해 인도를 향하고 있다. 그 덕에 인도 증시도 고공 행진했다. 지난해 12월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은 4조달러(약 5390조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증시 시총 7위에 올랐다. 한 달 만인 올해 1월엔 홍콩을 제치고 4위까지 올라갔다.
우리나라 ‘큰손’들의 인도 시장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싱가포르, 미 샌프란시스코(예정)에 이은 5번째 해외 사무소 후보지로 인도 뭄바이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연초에 인도 중앙은행(RBI)으로부터 뭄바이 사무소 설립 승인 인가를 받았다.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25조원 이상이다.
개인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에 인도 펀드를 열심히 담고 있다. 일례로 인도 증시의 50개 대형주에 투자하는 ‘KODEX 인도니프티50′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은 최근 3000억원을 돌파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10년 이내에 일본과 독일을 따돌리고 세계 3위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인도는 오프쇼어링(인건비가 싼 해외로 업무 이전), 제조업 투자, 에너지 전환, 선진 디지털 인프라 등 경제 호황을 누릴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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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인도 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된다. 인도 증시가 단기간 급속도로 튀어 오른 만큼 숨 고르기 구간에서 강한 출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기준 미국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를 돌파해 고평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런데 인도의 이 수치는 미국보다도 높은 22.4배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인도 PER이 미국보다 높다고 해서 기업 성과까지 나은 것도 아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기업이 투입한 자본과 비교해 얼마나 이익이 났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인도의 ROE는 13.7배로, 미국(17.5배)보다 한참 낮다. ROE는 수치가 높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뜻이다.
가끔 튀어나오는 반시장적 정책 기조도 인도 투자의 장애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인도 정부는 노트북과 PC 수입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엔 컬러 TV와 타이어에 대해 비슷한 조처를 한 바 있다. 명분은 보안과 국내 제조업 활성화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는 사회의 전반적인 투명성이 부족해 공시 자료의 신뢰성이 선진국 시장과 비교해 낮은 편”이라며 “인도가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한 경제 대국인 건 맞지만, 극복해야 할 한계도 뚜렷한 만큼 개인 투자자는 ‘묻지마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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