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으로 3%대 오름세를 나타낸 가운데 한국은행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울툴불퉁하지만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2일 한국은행은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김 부총재보는 "앞으로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소비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유가와 농산물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부총재보는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로 낮아졌다가 2월에 3.1%로 올라선 뒤 2개월째 3%대를 이어갔다.
농산물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간 가운데 국제 유가가 올라 석유류 가격도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11.7% 상승해 2021년 4월(13.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농산물은 20.5% 올라 전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과일 물가는 작황 부진과 지난해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과가 88.2% 상승해 전월(71.0%)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배도 87.8% 올라 조사가 시작된 1975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가 불안에 석유류도 1.2% 상승했다. 석유류가 작년 같은 달보다 오른 것은 작년 1월 4.1% 이후 14개월 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4%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8% 상승했다.
아주경제=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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