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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댓글부대’ 김동휘 “감독·손석구와 시나리오 수정 참전, 잊지 못할 경험”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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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동휘.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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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영화 ‘댓글부대’의 모티브인 동명 소설은 기자와 제보자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후반부까지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와 제보는 소설과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가짜뉴스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뿌린 뒤, 여론을 악화시켜 타인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 과정을 자세하고 발칙하게 설명했다. 김동휘는 소설과 영화의 핵심 주인공이자 제보자 찻탓캇을 연기했다.

2014년 영화 ‘상의원’으로 데뷔한 김동휘의 재능은 일찍이 알려졌다. 홀로 크고 작은 작품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소속사가 없던 시절 250:1 경쟁률을 뚫고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에 캐스팅됐다. tvN ‘미씽:그들이 있었다2’(2022)와 웨이브 ‘거래’(2023)에서 힘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눈에 띄는 라이징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안국진 감독 연출작 ‘댓글부대’ 속 찻탓캇은 친구들을 파는 제보자이자 웹 소설가다. 가짜뉴스를 퍼뜨릴 땐 남들이 혹할만한 문장을 만들었다. 팀 알렙 내 관망자면서, 이야기의 갈등을 유발하는 인물이다. 김동휘는 아직도 ‘댓글부대’와 찻탓캇에게 훅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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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스틸컷.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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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휘는 “안 감독님 데뷔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를 극장에서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댓글부대’의 팀 알렙은 하나의 인물 같다. 이 이야기가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있는 점도 좋았다.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여론조작 팀과 임상진(손석구 분) 기자가 하나로 묶여 있는 이미지가 끌렸다”고 말했다.

팀 알렙 내에서 찻탓캇은 가장 말이 없다. 리더 찡뻣킹(김성철 분)이 영업해오면 강하게 반응하는 건 팹택(홍경 분)이다. 찻탓캇은 조용히 순응하는 타입이다. 굳이 여론을 조작하지 않아도 웹소설을 쓰면 되는 찻탓캇은 주위를 지켜보는 게 먼저였다.

“감독님께서 관망자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찻탓캇은 제보자이자 내부고발자잖아요. 임상진에게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데, 팹택이나 찡뻣킹처럼 열의를 갖고 하면 제보할 때 신뢰가 떨어질 것 같다고 하셨어요. 늘 중간을 생각했어요. 팀 알렙에서도, 임상진과 관계에서도요. 임상진에게는 마치 찻탓캇이 리더인 것처럼 말해요. 아이러니한 느낌을 주려 했죠.”

데뷔 후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김동휘는 경력이 그리 길다곤 할 수 없다. 아직 경험과 내공을 쌓아가는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김동휘는 ‘댓글부대’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손석구, 안국진 감독과 직접 대본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약 2주 동안 매일 10시간 가까이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당시 석구 형이 연극 ‘나무위에 군대’에 출연하고 있었어요. 근처에 숙소를 잡아두고 저녁쯤에 출근하듯이 갔어요. 석구형이 연극 끝나고 오면 10시간 가까이 회의를 했어요. 한 신마다 대사나 이미지에 대한 회의를 한 거죠. ‘임상진은 왜 찻탓캇이 필요한가’부터 전반적인 거의 모든 장면을 다 얘기했어요.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저는 연출은 못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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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휘.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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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대세 배우’로 떠오른 손석구와 오랜 시간 촬영한 것도 ‘댓글부대’가 김동휘에게 준 선물이다. 손석구의 연기에 대한 태도와 기술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태도와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법을 보려고 해요.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작업이 정말 힘들었어요. 아무리 주연배우라도 쉬운 게 아닌데,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석구 형 리액션이 정말 좋아요. 그 리액션으로 파생되는 것도 있어요. 촬영하면서 의미 있게 신을 바꾸죠. 많은 걸 느꼈어요.”

원작소설에 담긴 오락적인 요소를 정확히 짚어낸 ‘댓글부대’의 결말은 소설과 다른 길을 걷는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열린 결말을 내놓는다. 진실에 가까운 접근이지만, 선악 구도를 분명하게 내놓는 영화의 특성상 생소할 수밖에 없다.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관객이 알아서 답을 내리도록 하는 게 영화의 목적이었어요. 현실에서 댓글부대라고 실체로 나온 게 없잖아요. 응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어려웠어요. 모호한 것 자체가 더 진실성 있는 결말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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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휘.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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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생인 김동휘는 곧 입대를 앞두고 있다. 두 차례 입대가 연기됐지만 올해에는 꼭 입대를 해야 한다. 당분간 연예계를 떠나 대한민국 남아의 의무를 지킬 예정이다.

“군대는 당연히 갔다 와야 하는 거고,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아요. 그 시기를 헛되이 보내지만 않게 하려고 해요. ‘콘크리트 마켓’이라고 홍경과 같이 나온 작품이 있어요. 농아 연기를 해서 또 다른 재미를 느꼈어요. 곧 공개될 거예요. 요즘은 좋은 배우로 성숙해지는 방법은 뭐가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마지막 20대를 후회하지 않게 보내고 싶어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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