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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정치인들의 세 치 혀…'손바닥으로 해를 가리겠다'는 그들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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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④] 기만은 정치적 인간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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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나라 사람이 딸을 시집보내며 이렇게 가르쳤다.
"반드시 자기 돈을 만들어 두어라. 며느리가 쫓겨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고, 잘 사는 것은 우연이다."
딸은 이 말에 따라 열심히 개인 돈을 모았다. 그 시어머니가 개인 돈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딸을 쫓아냈다. 그 딸이 돌아왔을 땐 돈이 시집갈 때 가져간 것의 갑절이 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잘못 가르친 죄는 스스로 죄라 생각하지 않고, 더욱 부유해진 것을 자신의 지혜라고 했다.


이 스토리 뒤에 한비자는 이렇게 자기 의견을 한 줄 붙입니다.

"지금 남의 신하 되어 여러 관직에 나간 자들이 모두 이와 같은 부류이다."

여기서 이와 같은 부류는 아버지를 이릅니다. 나랏일을 한다는 사람들이 자기 잇속 차리는 데에만 급급하다는 말입니다.
#2
'훼'라는 뱀이 있는데 몸은 하나에 입이 둘이 있어 음식을 놓고 다투다 서로 물어뜯어 끝내 죽고 만다. 신하들이 권력 투쟁을 일삼아 나라를 망치는 것도 모두 훼와 같은 부류이다.


한비자가 왕을 둘러싼 정치적 인간 군상에 대한 혐오감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한 부분입니다. 한 몸뚱아리라는 걸 잊고 두 입으로 먹을 걸 다투며 입끼리 서로를, 그러나 알고 보면 자신을 해치는 훼. 한데 이 광경, 참담하긴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광경이기도 하죠.

한비자는 '거짓말과 기만의 습성'을 정치적 인간의 본능으로 갈파합니다. 이 본능은 자기 이익과 관련될 때 항상 발동합니다. 그들은 거짓말하고 기만할 뿐 아니라 자신의 거짓을 포장하고 눙치고, 오히려 기만적인 자기 논리까지 만들어낼 줄 알죠. 사람들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식'의, 그들의 거짓을 뻔히 알아도 말로는 상대가 안 되고, 해괴한 논리로도 당해낼 재간이 없어 번번이 당합니다. 이런 얘기들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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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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