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분 3사 밀가루값 6%대 인하
오뚜기, 라면 이어 식용유값 5%↓
다른 가공식품들로 확산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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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식품업계가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주요 제분업체들이 밀가루값을, 오뚜기가 식용유값을 내린 데 이어 가공식품들로 가격 인하 대열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이날부터 소비자 판매용 중력분 1kg과 3kg 제품 가격을 평균 6.0% 인하했다. 대한제분도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1kg, 2kg, 2.5kg, 3kg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 대한제분은 인하 폭은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삼양사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19일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3종 가격을 평균 6.6% 인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회사 역시 인하된 가격은 1일부터 적용한다.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하 행렬은 정부의 강력한 권고가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곡물 가격지수 하락에 따라 식품 기업들로 하여금 가격을 인하하라고 권고해 왔다. FAO에 따르면 올해 2월 곡물 가격지수는 113.8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170.1)에 비해 33.1%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과도한 가격 인상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와 불공정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다음 날인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설탕 판매사인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전방위 압박이 진행되면서 설탕 등 주요 식재료값 인하 조치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식재료 가격 인하는 다른 가공식품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뚜기가 이달부터 식용유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 지난해 7월 라면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 이래 두 번째 인하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는 “국제 원재료 가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출고가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며 “향후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더 강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 강도는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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