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상당히 곤혹스러운 게 사실…국민 눈높이 어긋난다는 점 인정"
"한동훈 주장한다고 위법인가, 장진영은?"…역공으로 국면전환 시도도
생각에 잠긴 양문석 후보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코앞에 두고 불거진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대출'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 문제는 지지층 결집을 저해하고 중도층 표심까지 건드릴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번 논란이 한껏 달아오른 정권 심판 여론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양 후보는 과거 강남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편법'을 인정하면서도 여권이 주장하는 '사기 대출'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부겸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전에 돌입한 뒤 이런 사안이 제기돼 당으로선 상당히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다른 후보자들도 걱정하고 있다. 분명히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는 공천 심사 당시 양 후보가 해당 자료를 당에 제출해 절차상 문제는 없었던 만큼 '공천 취소'와 같은 특단의 조치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종갑 이영선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것은 당에 허위 자료를 제출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숨겼다는 지도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당은 어떤 사안이든 결국 국민 눈높이라는 객관적 잣대에 맞춰 판단하겠다"면서도 "그렇지만 해당 선거를 포기할 수는 없다.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며 최선을 다해 해명하고 사과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선거사무소 |
선대위 지도부는 일부 여당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고리로 역공을 펴는 것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진영(서울 동작갑) 후보의 '재산 축소신고 의혹'을 거론했다. 김 실장은 "장 후보의 경우 동등한 잣대를 들이대면 가액 자체가 달라지거나 내용이 (당에 제출한 서류에서) 빠졌다는 문제 제기가 많다"며 "(여당은) 그런 부분에 답을 해가면서 상대를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문석 후보에 대해 "당에 아예 서류를 빼고 냈던 (이영선 후보의) 경우에는 저희가 단호한 입장을 취했는데 (양 후보는) 그런 케이스는 아니다"라며 "위법성 여부는 이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편법대출이) 새마을금고의 권유로 됐다는 본인의 이야기도 있으니 신속히 조사하면 된다"며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주장한다고 해서 (양 후보의) 위법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너럭바위 앞 양문석 사죄 참배 |
그러나 당내에서는 양 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에 이어 부동산 문제까지 일으키며 총선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도부 모두 양 후보가 선거판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고 보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양 후보와 관련한 질문에 침묵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공천 배제된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 후보의 편법대출 논란에 대해 "편법이라는 것을 시인했으면 진솔하게 사과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맞지 큰소리칠 상황은 아니다"며 "이것 때문에 지금 피해를 보는 다른 동료 후보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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