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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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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재명·조국 심판론', 총선판 뒤집을까…"尹 메시지 나와야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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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후 경기 하남시 위례 스타필드시티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하남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이용 하남시갑, 이창근 하남시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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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열흘 가량 앞두고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정권심판론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사퇴한 가운데 야권 후보들의 재산 논란이 잇달아 불거지자 이를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인데,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의견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동안 범야권 후보들의 재산 관련 논란을 부각하며 '이조심판론'을 띄우는 데 사활을 걸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안산갑 후보의 편법 대출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오리역 광장 지원유세에서 "이 분(양문석 후보)이 자기의 행동을 사기대출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다 고소하겠다고 하더라. 여러분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다. 저를 먼저 고소하라"고 했다.

양 후보는 서울 서초구 아파트 구매 당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을 '편법 대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 후보는 다만 '사기대출' 의혹엔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이 점을 파고들어 "그건 사업자들, 소상공인들이 써야 할 돈이었다. 피해는 우리 국민이 다 본 것이고 그 돈 못 받아간 소상공인이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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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 인천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인천 계양구 서운동성당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31/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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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이어 경기 안성 유세에서도 "이 문제의 본질은 (양 후보가 대출받은 시점이) 우리 모두에게 부동산 사지 말라고 대출을 막고 있었을 때"며 "국민들에게 못하게 하고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이익을 챙겼다"고 '내로남불'을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특히 "저와 조국·이재명 대표를 비교해 달라"라며 자신은 논란이 됐던 후보들을 공천 취소했음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지난 29일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와 공영운 민주당 경기 화성을 후보에 대해서도 "그분들이 권력을 잡으면 이런 정치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배우자인 이종근 변호사의 다단계 업체 변호로 최근 1년간 부부 재산이 41억원 늘어나 전관예우 수임 논란이 제기됐다. 현대차 사장 출신인 공 후보는 군복무 중인 20대 아들에게 실거래가 30억원 상당의 서울 성수동 건물을 증여해 '부모 찬스', '편법 증여' 의혹이 제기됐다.

개혁신당도 가세했다. 공 후보가 현대차 임원 재직 시절 차량 엔진 중대 결함에 대한 은폐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준석 대표는 공 후보의 딸이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 취업해 재직 중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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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롯데백화점 창원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204.3.31/사진=뉴스1 /사진=(창원=뉴스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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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박은정 후보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가 검찰 재직 시절 책임을 맡았던 MBI 다단계 사기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해 피해를 더 키웠다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MBI는 말레이시아에 근거를 두고 소셜네트워크·가상화폐 투자를 앞세워 아시아 일대에서 대규모 사기 행각을 벌인 국제 사기 조직이다. 다만 이 변호사는 "검사로 재직할 때 최선을 다해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이뤄낸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야권 후보들의 리스크가 잇따라 불거지며 여권에 반전의 기회가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이것이 선거 판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려면 대통령의 전향적 메시지가 동반돼야 한다고 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는 사실의 영역이 아니라 인식의 영역이다. 야권 후보들이 각종 논란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괜찮다고 답하면 그건 윤 대통령이랑 같은 접근법"이라며 "이종섭 등 여권의 악재가 점차 사라지면서 구도가 다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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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부활절인 31일 서울 강동구 소재 명성교회에서 열린 '2024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31./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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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심판론 자체가 애초에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후보 자체로는 문제가 있지만 '정권이 더 나빠, 조국은 때릴 만큼 때렸는데 너희들은 심판도 안 받았잖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덕, 공정이란 화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을 찾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조심판'을 말한 것은 코뚜레가 떨어질 정도로 소가 웃을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르텔로 (나라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결국 사과든 해명이든 대통령 메시지가 나와야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경남 김해을 후보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며 "당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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