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 우편함에 꽂힌 투표 안내문 |
(서울=연합뉴스) 4·10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 후보들의 부동산 문제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부동산 취득 과정의 편법·꼼수, 갭투자, 부모 찬스 등 제기되는 의혹도 다양하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안산갑) 후보는 2020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31억원에 부부 공동명의로 매입하면서 일부 잔금을 고리의 대부업체에서 빌렸다가 이듬해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운전자금 명목으로 11억원을 대구의 새마을금고에서 빌린 뒤 이 돈으로 다시 대부업체 대출 등을 갚았다. 당시는 부동산이 급등한 문재인 정부 시기로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이 원천 차단됐을 때였다. 딸이 '사업운전자금'으로 거액을 대출받은 자체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양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사과했지만 당시 대출에 대해선 새마을금고가 제안했고 업계 관행이니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사기 대출'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 쉽게 납득되지 않은 점도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해당 논란과 관련해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주당 공영운(화성을) 후보는 서울 성수동 부동산 취득과 증여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차 임원 출신인 공 후보가 2017년 성수동 다가구주택을 11억여원에 구입했는데, 4개월 뒤 인근 레미콘공장 이전 협약이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삼표산업 등 사이에 이뤄져 내부정보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2021년 해당 주택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전 군 복무중인 아들에게 증여된 것으로 드러나 아빠 찬스 논란이 제기됐다. 공 후보는 투기 및 내부정보 활용 의혹은 강하게 부인하며 군 복무중인 자녀에게 주택 증여한 사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 박민규(관악갑) 후보에 대해 여당은 박 후보가 오피스텔 11채를 보유하면서 월세 장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진영(동작갑) 후보에 대해선 가족 법인 명의로 2021년 경기 양평에 약 80억원대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부친이 이사로 재직한 신협 등에서 대출받았다며 부친 찬스 대출 의혹 등을 야당은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수정(수원정) 후보는 배우자 보유분을 포함한 서울 아파트 4채, 상가 3채 소유와 관련한 논란이 제기됐다. 아울러 갭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보들도 여럿 나오고 있다.
총선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혹은 짧은 시간에 사실 확인이 어려운 점을 이용한 정치공세 성격도 적지 않은 만큼 유권자들이 신중히 판단할 부분이 있긴 하다. 다만 일부 의혹은 사실이라면 법 위반 여부를 떠나 후보들의 도덕성 문제와 직결될 사안인 만큼 가볍게 다룰 일은 아니다. 명확한 사실관계가 신속히 규명돼야 한다. 후보자들은 논란에 대해 자세히 소명하고, 각 당도 의문을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과감한 후속 조처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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