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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치솟는 밥상물가에 이커머스 '반사이익'…과일·채소 판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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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경쟁력 부각…'신선식품 직접 보고 사야' 인식 균열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연초부터 과일·채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려는 손길이 부쩍 늘었다.

31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이달 1∼25일 기준으로 과일 및 수산·건어물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5% 증가했다. 채소류는 25%, 정육·계란류는 10%씩 거래액이 늘었다.

같은 기간 위메프에서도 과일(290%). 정육·계란(196%), 채소(36%), 수산·건어물(20%) 등 신선식품 모든 품목 거래액이 급증했다.

채소류는 시중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알려진 품목 수요가 두드러졌다.

G마켓 판매 데이터를 보면 이달 1∼25일 기준 당근(112%)과 양파(53%), 대파(53%), 양배추(32%) 등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집계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소매 가격 상승률이 낮게는 10%(당근), 높게는 40%(양배추) 가까이 오른 품목이다.

연합뉴스

3월 기대 인플레 3.2%…체감물가 상승에 다섯 달 만에 올라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농산물 등 체감 물가가 뛰면서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섯 달 만에 올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p포인트(p) 오른 3.2%를 기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 반등에 대해 "농산물 등 체감물가가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농산물 코너. 2024.3.26 mon@yna.co.kr


반면 과일은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부각된 수입 과일 중심으로 구매가 많아졌다.

파인애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7% 급증했고 바나나(46%), 망고(34%) 등도 잘 팔렸다.

국산 과일의 경우 비교적 가격이 안정적인 딸기(44%)가 준수한 판매 신장세를 보였지만 최근 몇 달 새 가격이 무섭게 뛰어 '금(金)사과'로 불린 사과는 판매 신장률이 8%에 그쳤다.

이처럼 최근 온라인에서의 신선식품 구매 수요가 급증한 것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일례로 티몬에서 판매 중인 '못나도 맛난 부사 사과'(2㎏ 내외·10∼13과)의 판매가는 1만3천500원으로 지난 29일 기준 aT KAMIS가 집계한 사과(후지·10개) 소매가격(2만4천707원)보다 83% 저렴하다.

수입 과일도 마찬가지다. 위메프에서 판매하는 돌 스위티오 잎뗀 파인애플 3입짜리 가격은 1만230원, 개당 3천410원으로 aT KAMIS 기준 소매가(7천418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온라인 고유 저비용 구조에 다른 도·소매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는 산지 직송 또는 직수입 상품을 늘려 오프라인 유통 채널보다 더 나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연합뉴스

할인 사과 품절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1일 서울시는 농산물 고물가로 인한 시민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시내 주요 롯데마트와 슈퍼에서 사과와 대파를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롯데마트의 비어있는 할인 사과 매대. 2024.3.21 scape@yna.co.kr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온라인 쇼핑 시장 급성장을 불러왔듯 최근 밥상 물가 상승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이커머스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신선식품을 포함한 식·음료 카테고리 온라인 침투율은 22.8%로 30∼50%에 이르는 가전, 패션, 화장품 등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아직 낮다. 온라인 침투율은 전체 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전반적으로 온라인 시장 덩치가 커졌지만, 여전히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먹거리는 직접 신선도를 확인하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날이 치솟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가격 민감도가 커지면서 이런 인식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각 업체가 '콜드체인'(신선도를 유지하는 물류시스템) 등 신선식품 물류 투자를 강화하면서 과거에 비해 배송 상품의 질이 크게 나아진 것도 한몫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한다면 신선식품이 온라인 시장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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