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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똑똑하고 냉철한데, 통통 튀고 귀엽기까지. '피라미드 게임' 속 송재형은 특유의 반전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그리고 배우 오세은은 이 강한 두 특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오세은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연) 감독이 처음부터 송재형을 생각하고 오디션을 봤다는 이야기를 단숨에 이해하게 했다.
송재형은 조금은 답답할 정도로 미련하게 착한 명자은(류다인 분)의 '진심'이 반 친구들 중 처음으로 먹히는(?) 인물이다. 또한 피라미드 게임을 부수려는 성수지(김지연)의 전략을 간파, 시청자들에게 이를 내레이션으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지략가적인 면모도 갖고 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인사부터 밝은 에너지를 발산한 오세은은 베이킹이 취미라며 직접 만든 구움 과자를 챙겨 와 건넸고, 하나의 질문에도 화수분 같은 이야기보따리를 성의껏 풀어놨다. 또한 캐릭터의 매력을 분석해 자신의 연기에 입히는 과정 또한 야무지게 설명했다.
만남을 대하는 따스한 자세, 연기에 관한 진심과 영리함을 엿보게 한 오세은은 작품을 막 끝낸 뒤에도 부지런히 미팅과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있었다. 지난해 촬영을 마친 '피라미드 게임'은 2월 말 공개를 시작해 지난 21일 종영했다. 이후 다양하게,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그는 "다들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재형이가 매력이 있는 친구라 다음 것도 매력 있는 친구가 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는 솔직한 바람을 밝혔다.
종영소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에 감사부터 전한 그는 "한국 팬분들이 많이 DM도 보내고 응원해 주시는 거 보면서 행복했다"며 매니저를 통해 드라마 팬들의 반응을 전달받거나, 초, 중학교 시절 친구들에게서 연락을 받을 뿐만 아니라 "엄마가 너무 좋아하신다"고 직접적인 인기를 체감했음을 알렸다. 그는 가족부터 지인, 팬들의 관심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특히 그는 "제가 잘생겼다는 말에 놀랐다. 잘생겼다는 말을 인생 살며 처음 들었다"며 드라마 속 송재형이 안경을 벗는 장면에 반응이 온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날도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타나 놀라움을 안긴 오세은은 이런 반응을 의식해 자른 건 아닌지 묻자 호탕하게 웃으며 이미 작품이 공개되기 전 스타일 변신을 했음을 밝혔다.
오세은은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다. 재형이도, 준희(전작 '방과 후 전쟁활동' 속 배역)도 긴 머리만 해 와서 짧게 해 더 다양한 역할 해보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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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근황을 나눈 것만으로도 작품 속 송재형을 떠올리게 한 오세은은 감독으로부터 "보자마자 송재형이 생각났다"는 말을 들었단 걸 대번에 이해하게 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신예들을 주축으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 성수지 역의 김지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오세은은 게임의 주동자인 백하린과 적극적으로 F등급을 괴롭히는 방우이 대본을 받아 준비했다. 오디션 후 결과가 짐작이 안 가던 차에, 그는 백하린도 방우이도 아닌 송재형으로의 캐스팅 연락을 받게 됐다. 오세은은 "대본을 받았는데 송재형이 너무 매력 있더라. 사랑스러운데 할 말 다하고 통통 튀어서 재형이 연기할 거 상상하면서 행복했다"고 이야기했다.
매력 있는 만큼, 잘해야 한다는 마음도 강했다. 오세은은 웹툰과의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수십 개의 안경을 써보고 감독과 의견을 나눴다. 외적인 스타일링 역시 튀지 않고 깔끔하지만, 자세히 봤을 땐 여성성이 보여야 했고 그게 외형으로 강조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
웹툰과 똑같이 긴 머리를 아래로 낮게 묶은 머리 또한 붙임머리였다. 촬영 때도 단발이었다는 오세은은 두 달 정도는 가발을 썼지만, 한 시간씩 일찍 도착해 머리를 붙이는 날들이 계속되자 수학여행 에피소드부터 붙임머리를 택했다는 비화를 들려주기도.
그러나 실제 송재형과의 싱크로율은 40%라고. 오세은은 "성격은 많이 비슷하다. 솔직하게 말하는 점이 닮은 것 같다"면서도, "외형적으로 다르다. 재형이는 몸을 감추는 옷을 많이 입는다. 감독님과 여성적으로 보이는 걸 많이 안 좋아한다고 설정했다. 바지가 붙는다면 위를 박시하게 입거나 몸매 너무 강조하지 않게 잡았다"고 자신은 송재형의 스타일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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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생각하는 송재형은 "매력이 다양한 친구"다. 오세은은 "다들 다운돼 있을 때 제일 튀는 친구고, 정확히 팩트를 날려주는 친구이기 때문에 장면을 환기시킬 수 있는 캐릭터를 확실히 해야지 싶었다"고. 그의 말처럼 송재형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각종 유행어를 남발하는 등 극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묻자 오세은은 "진짜 아무렇지 않았다. 재밌었다. 편의점 신이나 언니들끼리 있는 신을 촬영할 때 신기하게 쳐다보더라. (언니들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이 대사를) 치지?' 했다"며 유쾌한 장면들을 만들어낸 송재형의 대사들이 너무나도 이해가 됐다고 했다.
"작가님이 다 해주셨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 그였지만, 애드리브로 탄생한 장면도 많았다.
오세은은 "어두운 장면에서 유일하게 통쾌하게 한마디 하거나 웃는 건 재형이 밖에 없어서 애드리브를 많이 하려고 했다"며 '명자은 원래 공부 못해'라거나, 서바이벌 신에서 총을 쏠 때 한숨 쉬는 표정 등은 애드리브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애드리브) 많이 했는데 쳐낼 건 쳐내주셨다. 수지가 해나가는 이야기가 제일 중요하다 보니 (몰입을) 해칠 것 같은 건 다 쳐주셨다"며 재차 감사함을 전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박지영 기자, 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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