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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이순재 선배처럼 오래 연기했으면" 김결, 찬란한 25년 연기 외길('재벌X형사')[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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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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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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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특별히 존경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아도 후배들로부터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듣습니다. 그것이 배우만의 명예라고 생각합니다. 배우에게 명예는 생명일 정도로 중요합니다.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을 만나면 '이 나이 먹고 꿈 이야기하는 사람은 너희밖에 없다'는 소리를 들어요. 그만큼 배우는 특별하단 생각이 듭니다."

SBS '재벌X형사'에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인 배우 김결이 25년이란 긴 시간 동안 연기 외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6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재벌X형사'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김결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평소 장난기가 많은 성격인데 인터뷰 자리라 긴장된다며 진중한 분위기를 풍겼다.

김결은 '재벌X형사'에서 극 초반 강현(박지현 분)을 괴롭히다가 후반부에 갈수록 강현에게 도움 주는 선배, 강하경찰서 강력2팀 팀장 안병식 역을 맡았다. '재벌X형사'는 철부지 재벌 3세가 강력팀 형사가 되어 보여주는 '돈에는 돈, 빽에는 빽' 플렉스 수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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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튀지 않게 연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해왔습니다. 이번엔 그 이상을 보여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의 해석이 들어갈 때 작품이 얼마나 풍성해지는지 '재벌X형사'를 통해 체감했습니다."

오랜 세월 연기라는 한 분야 판 김결은 "평소 모니터링을 안 하는 편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했다. OTT에 가입해 대본과 번갈아 가면서 열심히 공부했다"며 '재벌X형사'로 연기를 하는 데 변화한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모니터링하는데 부족한 점만 보여서 시즌 2에 욕심이 커졌다. 미련이 남는 점을 보완해서 시즌 2를 통해 좋은 연기를 펼치고 싶다"는 의욕을 뽐냈다.

김결은 "20~30대 땐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다. 모니터링하면 외형에 집중하게 돼서 꺼려졌다. 40세가 되고 나서부터는 얼굴이 아닌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연기 관심도가 외모 콤플렉스를 뛰어넘었다"고 했다. 김결은 "오랫동안 배우의 삶을 사는 선배들을 보며 '다들 연기력으로 승부를 보셨구나'란 생각을 한다"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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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초반 김결이 맡은 역은 후배를 시기 질투하는 성격이었다. 실제 모습과의 싱크로율을 물어보니 "매우 다르다"며 과거 연극을 함께 했던 배우 최문덕, 박훈, 김준환의 성공을 축하했다. 특히 "박훈이 영화 '서울의 봄'으로 '제17회 아시아필름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 받았을 때 진심으로 기뻤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주변으로부터 "네가 축하할 때냐. 너나 잘돼라"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웃었다. 김결은 "신구, 이순재 선배처럼 오래오래 연기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재벌X형사'에 대해 김결은 "진지하게 사건을 추리하는 작품이라기보단 팝콘 무비처럼 부담 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 물이다. 작은 사건마다 취향에 맞춰 범인을 밝혀내는 방식"이 관점 포인트라고 짚었다. 이어 주연을 맡은 안보현에 대해 캐릭터와 "딱 맞는다"고 호평했다. "진중하면서도 귀여운 맛이 한 스푼 더해진 게 매력적"이라고 치켜세웠다.

강력1팀 팀장 역을 맡은 박지현과는 김결이 "낯을 가리는 성향에 어색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결은 "박지현의 성격이 장난기도 있고 애교도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며 "편하게 친해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결은 "안보현과 박지현 두 배우 모두 시즌 2를 통해 다시 만나 미련을 털고 자유롭게 연기 호흡을 주고받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는 '재벌X형사'의 김재홍 감독을 높게 평가했다. 김결의 분량이 많았던 11, 12회 차에 감독으로부터 "활약이 좋았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세심한 성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분 좋아진 김결은 "감독보다 12살이나 많지만 '아빠'로 불리고 싶다. 당시 영상 메시지도 보냈다"며 신난 모습을 보였다.

'재벌X형사'는 시즌 2 제작이 확정 났지만, 김결의 출연은 미정인 상황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는 마음을 담아 김결은 "현재 작가가 집필하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욕심을 낸다면 형사의 소시민적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 조연이라 분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건 잘 알지만, 경찰서 밖 시민의 일상을 역할로써 나타내는 게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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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극, 뮤지컬,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활동한 가운데, '재벌X형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항상 가장 최근 하는 작품에 애착이 많이 가요. 하고 싶은 역할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할 거예요.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습니다."

김결은 20년 이상 다작한 만큼 여러 배우와 호흡을 맞췄을 터. 인상 깊은 동료를 묻는 말에 "서혜원"이라며 소속사 후배를 언급했다. 서혜원은 김결이 연출한 작품에 "배우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한 작품에서 연기로 호흡을 맞췄다"고 했다. 그렇게 인연을 맺어 김결의 추천으로 현재는 한솥밥을 먹고 있다고. 김결은 서혜원에 대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배우"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냐는 물음에 그는 "없다. 내가 연을 맺은 작품은 모두 사랑한다. 좋아하려고 별도의 노력을 하기도 한다. 내가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좋아해야만 연기를 재밌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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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배우로 살아가려면 "알량한 책임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김결. 그는 "철이 들면 배우의 삶을 살기 힘들 것"이라는 자신만의 소신을 밝혔다. 김결은 "경제 활동이 수반되지 않은 채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에 지금의 자리까지 서게 된 김결은 '재벌X형사'라는 의미 있는 작품을 만나 새로운 행복을 누리고 있다.

김결은 "'재벌X형사'가 시즌 2를 넘어 MBC '전원일기'처럼 20년 이상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가 작품 안에서 늙어가고 변해가는 모습을 담으면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고 꿈꿨다. 이어 그는 "평생 하고 싶다. 다른 작품을 병행하면서도 '재벌X형사'는 계속하고 싶다"며 작품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현재 배우인데도 계속 배우를 꿈꾼다. 연기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요소도 많지만, 연기가 가장 재밌고 배우로 사는 인생이 제일 감명 깊다"며 25년간 연기 외길을 걸을 수밖에 없던 타당한 이유를 고백했다. 김결은 인터뷰 자리를 비롯해 시청자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응원해준다는 대중의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들을 때마다 벅차다"며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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