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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국 정부와 소비자에게서 반독점 위반 소송을 당한 핵심 이유가 '폐쇄적 생태계'인 가운데 대표 상품 아이폰 사용층이 10·20대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10·20대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라는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지만 '폐쇄적 생태계'를 운영하면서 이들을 가뒀다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폐쇄적 생태계는 소비자 차별을 가능하게 하면서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이 미국 정부와 소비자들이 반독점 위반 소송을 낸 대표적인 이유다. 이 소송 결과에 따라 다른 국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10·20대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는 전 세계 주요국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미국에서 18~24세가 아이폰을 사용하는 비중은 79%에 달한다. 또 조사기관인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지난해 12월 기준 20~29세 비중은 63%다. 한국은 지난해 7월 기준으로 18~29세의 아이폰 사용 비중이 65%다.
문제는 애플이 아이폰을 사용해야만 경험할 수 있는 '또래 문화'를 만들어내면서 소비자를 차별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미국 법무부가 16개주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애플을 상대로 낸 반독점법 위반 소송은 이러한 '폐쇄적 생태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폰 문자 방식 '아이메시지'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때 아이폰 사용자 메시지는 파란색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메시지는 초록색으로 표기되게 만들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일부 청소년들은 애플의 차별적인 메시지 색상 운영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폰아레나가 "10대 사이에서 파란색 말풍선이 아닌 초록색 말풍선은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색상뿐 아니라 사진과 동영상 등 미디어 파일을 전송할 때도 해상도와 전송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그룹 채팅 기능 역시 아이폰 사용자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또 이러한 애플 생태계에서 운영되는 유료 서비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확인된다. 폐쇄적 생태계 운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서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애플 공식 홈페이지 커뮤니티에는 리카도라는 필자가 "'아트 오브 콘퀘스트(Art of Conquest)'라는 게임에 대해 월간 구독을 신청했는데 아이폰에서는 6.99달러가, 안드로이드에서는 4.99달러가 청구된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판매하는 플랫폼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질문한 것인데 애플은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법무부는 "애플은 혁신을 저해했고 소비자들은 비싼 비용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도 이러한 가격 차이는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이 오르자 애플 앱스토어 사용자들은 더 큰 부담을 겪었다. 현재 애플 인앱결제 기준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비용은 월 1만9500원이다. 이에 비해 구글 인앱결제는 월 1만4900원이다.
아이폰을 이용하는 40대 이성철 씨(가명)는 "유튜브 가격 인상도 부담이 됐는데 아이폰을 사용하면 원래부터 3550원을 더 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 다른 앱도 비교해보니 애플 앱스토어 가격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구글·애플·원스토어 등 앱마켓 3사에서 유통 중인 84개 인앱구매 상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애플은 원스토어보다 최대 76.9%까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인앱구매 상품 84개 평균 가격은 애플이 2만6714원으로 가장 비쌌고 이어 구글 2만6396원, 원스토어 2만4214원 순이었다. 원스토어 평균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애플은 10.3%, 구글은 9.0% 더 높았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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