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실정 효과’ ‘조국혁신당 선전 효과’ 얻었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9일 경기 성남 분당 이광재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경기 현장 선대위회의에서 의사봉을 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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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12일 남겨둔 29일 총선 승리를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수치상 50%에 육박하는 정권심판론이 그 근거다. 정부의 연이은 실정과 치솟은 물가, 조국혁신당의 선전으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여권 지지자들의 막판 결집을 경계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성남 분당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투표 의지가 굉장히 높다. 실제로 어느 때보다도 투표율이 높을 것 같다”며 “그만큼 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과 이달 초까지만 해도 ‘비이재명(비명)계 학살’ 공천 논란으로 위기를 겪었으나 분위기가 회복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해찬 위원장은 전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일주일 좀 지나야 전체적인 걸 알 수 있는데 승기는 잡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전날 YTN 라디오에서 “저쪽은 꺾이고 우리는 올라가는 추세가 지금 당분간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론 응답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9%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40%)는 응답보다 9%포인트 높았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높은 정권심판론은 정부·여당의 실책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민주당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테러’ 위협 발언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주 대사’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호재로 여기고 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데 대한 국민 피로감도 커졌다고 판단한다.
조국혁신당이 정권심판론을 살린 측면도 있다. 조국혁신당의 ‘3년은 너무 길다’라는 구호로 유권자의 시선이 ‘민주당 공천 파동’에서 윤 대통령으로 돌려지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6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에서 ‘조국혁신당이 중도층을 투표장으로 오게 만들어서 민주당 지역구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있다’고 묻자 “맞다”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제가 정말 이러다 망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2월달에”라고 회고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윤-비명(반윤석열·비이재명) 유권자들은 2월에 있었던 ‘비명횡사 공천갈등’을 보면서 투표장에 갈 유인이 떨어졌지만, 비례대표에서 찍을 정당이 생기면서 투표장에 갈 유인이 생겼다”며 “‘비조’하려다 ‘지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여론조사상으로도 높은 정권심판론이 민주당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29%, 조국혁신당 12%였다. 민주당 지지도는 같은 기관의 지난주 조사보다 4%포인트 떨어지고 조국혁신당은 4%포인트 올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과도한 낙관론에 경계령을 내렸다. 이 대표는 전날 JTBC 인터뷰에서 “야권 170석 이상 얘기는 음모라고 생각한다”며 “여권에서 야권의 방심을 유도하고 여권의 결집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읍소 작전을 하면서 야권 170석 얘기를 일부러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지율은 순식간에 변하기도 하고 우리 국민이 교만한 정치 세력을 잘 인정을 안 한다”며 “그 문제에 우리가 결코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야당을 겨냥해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말하자 당 후보들에게 ‘과잉 대응 자제령’도 내렸다. 이해찬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여당 대표는 상대방에게 할 수 없는 욕설까지 퍼붓고 있지만, 중앙 캠프와 후보 모두 이런 흠잡기·막말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겸손하고 진중하게 품위 있는 선거운동을 통해 국민의 드높은 심판 의지를 받아오는 데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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