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2~5년 군복무 의무화…올해 6만명 징집 계획
청년들 해외 탈출 행렬…반군세력에 자원입대하기도
4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의 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미얀마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지지자들이 미얀마 군정을 지지하지 말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3.04/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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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소수민족 반군과의 내전으로 위기에 처한 미얀마 군사정권이 병력 보충을 위해 강제 징집에 나섰다.
이를 피하기 위해 나라를 떠나려는 청년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로 떠나지 못한 청년들은 군부와 반군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모양새다.
28일 싱가포르 매체 채널뉴스아시아(CNA)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최대 명절인 4월 중순 신년 축제 '띤잔' 이후부터 징집을 시행한다.
앞서 미얀마 군정은 2010년 제정된 인민병역법을 근거로 지난달 10일 징집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은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까지 군복무가 의무화된다. 군정은 올해 약 6만명을 징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징집에 응하지 않는 이는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이번 결정은 군정이 소수민족 반군세력과의 분쟁에서 수세에 몰리는 와중에 내려졌다.
지난해 10월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과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AA)은 '삼 형제 동맹'을 결성해 샨주 지역에서 미얀마군을 상대로 합동 공격에 나섰다.
이후 다른 지역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과 미얀마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소속 시민방위군(PDF)도 가세하면서 미얀마 군부를 무서운 기세로 압박해 왔다.
이렇게 군부가 궁지에 몰리고 병력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군부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강제 징집에 나선 것이다.
이에 청년들은 강제 징집을 피해 해외로 떠나려고 하면서 여권 사무소에 밤샘 대기 줄을 이뤘다. 심지어 일부 지역의 여권 사무소에는 군중이 몰려 사람들이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군부의 강제 징집에 대항해 반군세력에 자원입대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의 한 20대 여성은 "내 목숨과 영혼을 쿠데타 정권에 바칠 수 없다"라며 PDF에 지원하겠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전했다.
CNA도 "강제 징집과 해외로 피난하는 불안정한 선택에 직면한 많은 청년이 반군세력에 자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일부 청년들은 징집 명령에 따르지 않을 시 보복당할 것을 두려워하면서 군부에 자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2021년 쿠데타로 아웅 산 수치 미얀마 전 국가 고문이 축출되고 군정이 출범한 이후 혼란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한 바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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