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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볼티모어 선박 사고, 韓 조선사 책임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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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볼티모어에서 선박 충돌로 교량이 붕괴한 가운데, 한국 조선소의 책임소재 우려는 완전히 배제할 순 없어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왔다.

28일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고 선박이 2015년 HD현대중공업(329180)에서 인도한 선박이지만, 보증기간을 훌쩍 지나 조선소를 지난지 오래”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볼티모어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교량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볼티모어항 입구에 위치한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릿지(Francis Scott Key Bridge)가 전손 붕괴됐고 볼티모어 항의 교역도 마비됐다. 메릴랜드 주 항만청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은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수출입 항구로 2023년 75만대의 자동차 수출입이 이뤄졌으며 물동량 기준 미국 9위의 항구인 만큼 다방면으로 적지 않은 여파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데일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변 연구원은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기관류 고장에 따른 동력 상실이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해양항만청에 사고 직전 동력을 상실하였다는 보고가 접수됐고, 이후 선박이 방향을 유지하지 못해 교량에 충돌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한국 조선소의 책임도 언급되고 있다. 사고 선박이 HD현대중공업(329180)에서 2015년 인도한 선박이기 때문이다. 변 연구원은 “전날 HD현대중공업(329180)을 포함한 조선사 주가 하락에는 동력기관의 추진력 상실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주목되는 상황에서 사고 선박과 엔진을 제작한 회사가 HD현대중공업이라는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선박의 주기 엔진(추진을 담당하는 메인엔진)은 독일 MAN사의 라이선스로 HD현대중공업이 제작한 B&W 9S90ME-C9 디젤엔진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보기 엔진(발전 등에 쓰이는 보조엔진)은 HD현대중공업의 자체 브랜드인 HIMSEN 9H32/40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 연구원은 “통상 선박 및 엔진의 보증기간은 인도 후 1년”이라며 “2015년 인도 후 보증기간을 훌쩍 지난 동 선박은 조선소의 손을 떠난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증기간 이후의 선박은 주요 부품이나 장비의 경우 선주가 직접 장비회사를 통해 관리하며, 선체에 대한 수리나 관리 또한 수리조선소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선박의 스쿠버 개조 또한 2020년 중국 수리조선소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변 연구원은 “엔진 제작사 역시 HD현대중공업이며 엔진 정비유지(MRO) 서비스도 사업영역 중 하나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후 관리가 일부 현대중공업을 통해 이루어졌을 수는 있다”면서 “부품 공급이나 관리에 일부 참여했을 수도도 있어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향후 사고 원인이 정밀조사를 통해 동력계통 이상으로 밝혀질 경우 엔진 제작사의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보증이 끝난 선박의 관리 주체는 기본적으로 선주이며 운항을 요구한 용선주, 검사 기관인 선급, 항만청 등 다양한 기관의 관리책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리멸렬한 분쟁이 시작될 여지가 더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조심스럽지만, 기관고장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하더라도, 제작사의 제조상 귀책보다는 운항상의 무리한 일정이 기관 고장과 사고를 유발했을 수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오염 연료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며, 그렇다면 제조사 책임은 더더욱 없다. 사고원인 조사 경과를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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