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상지. 사진 | 빙고원이엔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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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한창 달릴 때는 너무 힘들기도 하고 끝이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했지만 완주 후 뒤돌아보니 너무나 짧게 느껴져 야속하기도 해요. 은성이처럼 저 역시 한 계단 성장한 작품이라 생각해요.”
남상지는 KBS1 일일드라마 ‘우당탕탕 패밀리’를 마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집에서는 구박받고 온갖 어려움을 겪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마침내 원하는 꿈을 이루는 무명 배우 유은성으로 열연했다.
영화 ‘최씨네 모녀’(2012)로 데뷔해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2017) 등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주·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KBS1 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2022)을 만나기 전까지 긴 무명을 겪었다. 덕분에 유은성 역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었다. 남상지는 유은성을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대추 한 알’에 비유했다.
“은성이는 아무래도 제가 많이 투영됐던 인물인 것 같아요. 실제 제가 걸어온 길과 많이 닮아있기도 했고요. 무명의 시간이 고되고 힘들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밑거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추 한 알’이라는 시에 나오는 대추 한 알처럼,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작고 단단한 대추 한 알 같은 은성이를 표현해내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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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지는 유은성을 표현하는데 있어 얕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PD에게 제안해 ‘한참을 돌아가는 길이라고 해도 난 그 길을 걸어갈 거야. 언젠가 그 길의 끝에 닿을 때까지’라는 유은성의 대사도 직접 썼다.
배우로서의 경험과 현재 그의 생각이 모두 반영된 대사다. 과거에는 매 순간 자신을 의심하며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면, 이제는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며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드러났다.
“과연 끝이 있는 길인지, 끝이 있다면 그 길의 끝에 다다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요. 저에 대한 믿음과 확신으로요.”
전작인 ‘으라차차 내 인생’이 120부작이었고, ‘우당탕탕 패밀리’가 131부작이었던 만큼 체력이 관건이었다. 남상지는 “모두가 큰 부상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긴 여정이었던 만큼 작품 속 가족을 향한 애정도 컸다.
“은성이네 가족을 너무 사랑해요. 다정한 엄마, 아빠와 든든한 언니, 오빠까지 은성이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안의 아픔은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화목한 가족이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실제로도 가족 모두가 함께 촬영할 때는 웃음을 참기 힘들 정도로 즐거웠어요. 특히 언니 주새벽 씨와 오빠 강다빈 씨와는 만나면 서로 놀리기 바쁠 정도로 재밌게 지냈죠. 그만큼 정이 많이 들어서 마지막 회 즈음 엄마가 간암에 걸려 삼남매가 힘을 합치며 위로하는 장면에서는 유독 더 뭉클하더라고요.”
임하룡, 이종원, 김선경, 최수린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은 특별했다. 특히 유은성의 친모 역을 맡은 김선경의 도움이 컸다. 강선우 역을 맡은 이도겸과는 알고 보니 친구의 친구였다는 특별한 인연이다. 덕분에 편안함 속에서 훌륭한 케미를 보일 수 있었다.
“KBS는 대기실을 모두 함께 쓰는데 선배님들께서 워낙 친구처럼 편하게 잘 대해주셔서 세트 촬영이 기다려질 정도로 즐거웠어요. 특히 은성이가 극 중 장희빈 대사를 연습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김선경 선배님께서 많이 가르쳐주셨고 잠깐씩 보여주시는 연기에 감탄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도겸이와 처음 만났을 때 인생 처음으로 본 연극이 제가 했던 연극이라고 하더라고요. 또 알고 보니 제 친구의 친구여서 유독 더 친근하게 느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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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극 여건상 타이트한 일정의 촬영 환경이었다. 하지만 남상지는 “타이트한 일정에 녹록지 않은 촬영 현장에서도 누구 하나 짜증 내는 일 없이 웃음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남상지는 일곱 글자 제목과 궁합이 좋다. ‘으라차차 내 인생’으로 첫 주연 드라마를 맡았고 최고 시청률 20.2%라는 성과를 거뒀다. ‘우당탕탕 패밀리’로는 2023 KBS 연기대상에서 일일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다음 작품도 일곱 글자가 된다면 운명이겠네요. 그러고 보니 평소 7이라는 숫자도 좋아하고요 (웃음).작가님께서 ‘우당탕탕 패밀리’가 원래는 ‘으라차차 패밀리’였는데 집필 중 갑자기 ‘으라차차 내 인생’이 방송돼 제목을 바꾸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이번 ‘우당탕탕 패밀리’를 통해서 처음으로 연기상도 받아보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작품인 것 같아요.”
남상지는 자신이 가진 재능의 2% 정도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배우는 매번 다른 인물로, 다른 내가 연기하기 때문에 앞으로 만나보실 배우 남상지의 모습은 무궁무진하지 않을까”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남은 98%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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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지는 지난해 5월 배우 송치훈과 결혼했다. 작품이 끝난 현재 휴식기를 즐기고 있다. 침대에서 거의 모든 일을 해결하고,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자거나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며 지낸다. 7~8년 동안 요가 강사를 했던 그는 혼자서도 조금씩 요가를 하고 있다. 촬영 때문에 하지 못했던 유튜브 활동도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다만 목표를 따로 세우진 않고 주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최근에는 뜨개질에 빠져 실도 한 박스를 사다 놨는데 심심할 때마다 코스터도 뜨고 담요도 뜨고 화분 커버도 뜨고 있어요. 긴 대장정을 마치고 나니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직 차기작은 정해진 게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볼게요.”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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