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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남친 하루에 세 번 따라다녀...” 20대 여성 스토킹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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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남자친구를 하루에 세 차례 따라다니며 말을 건 20대 여성이 대법원에서 스토킹 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A씨는 2022년 11월 말 전 남자친구인 B씨로부터 접근 또는 연락하지 말라고 요청받았다. 하지만 같은해 12월 부산의 한 대학 캠퍼스 내에서 B씨에게 접근해 하루 동안 총 세 차례 말을 걸고 따라다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그날 오후 1시35분쯤 자신을 피해 캠퍼스 내 건물을 돌아다니는 B씨에게 접근해 말을 걸며 따라다녔고, 같은날 2시50분쯤 다시 접근해 B씨가 근무하는 캠퍼스 내 다른 건물 사무실 앞에서 기다렸다. 오후 5시쯤에도 퇴근하는 B씨에게 다가가 따라다녔다.

검사는 A씨가 피해자 B씨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녀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한 혐의를 인정해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겼다.

B씨는 A씨에게 “오늘 네가 나를 뒤에서 따라오는 것 같아서 굉장히 불쾌했다”며 “계속 그러면 차단할게”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B씨의 거부 의사와 사건 당일 “A씨가 계속 따라다녀 굉장히 무서웠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스토킹 혐의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사에 반해 접근하거나 따라다녀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킨 사실이 인정된다”며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 측은 “당시 연인 관계에 있었고 화해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사건 직전까지 관계회복을 위해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이에서 오해를 풀기 위해 대화를 시도한 측면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B씨가 먼저 사과하라고 연락하기도 한 점을 비춰 볼 때 따라다닌 행위가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의 행위가 수업 또는 근무 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과 근무 종료 후 일어났고, 사건 당일 외에 유사한 범행을 저지른 적 없이 당일에 단 세 차례 발생한 점을 근거로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사는 상고(항소심 판결에 대한 불복신청)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130차 양형위원 전체 회의’에서 흉기 등 휴대 스토킹 범죄는 최대 5년까지 선고하도록 권고하되 벌금형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하고, 일반 스토킹 범죄의 경우 최대 3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한 스토킹 범죄 양형기준을 신설해 확정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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