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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헤어진 연인 하루 3차례 따라다닌 대학생에 “스토킹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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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헤어진 남자친구를 하루 세 차례 쫓아다니며 말을 건 행위는 스토킹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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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남자친구를 하루 세 차례 쫓아다니며 말을 건 행위는 스토킹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는 지난 2022년 12월 전 남자친구 ㄱ씨를 쫓아다니며 말을 걸었다가 스토킹처벌법으로 법정에 선 ㄴ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대학생인 ㄴ씨는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사귀다가 헤어진 남자친구 ㄱ씨를 지난 2022년 12월1일 서로 다른 시간대에 세 차례에 걸쳐 따라다니며 말을 걸었다. ㄱ씨는 이미 사건 전날인 같은해 11월30일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ㄴ씨에게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쫓아다녔다면서 ㄴ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1심 법원은 ㄴ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계속 따라다니고 얘기를 하려고 해서 굉장히 무서웠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는 피해자의 법정 진술 등을 근거로 “ㄴ씨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킨 스토킹 행위”라고 봤다.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게 특정 행위를 반복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따라다닌 시간은 수업시간의 쉬는 시간, 수업 종료 후 피해자가 근무지로 이동할 때 및 근무를 마칠 때로, 각 행위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먼저 연락해 사과를 요구하기도 한 점 등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에 이르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관계회복을 위한 대화 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변명을 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녔다고 볼 여지도 있어 피고인에게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2심 법원은 아울러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행위가 다소 포괄적으로 정의돼 법의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지위, 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들을 두루 살펴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피해자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스토킹행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면서 무죄 확정 판결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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