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풀 의도였다' 주장…2심서 인정돼 무죄
대법원 |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헤어진 남자친구를 하루 동안 세 번 따라다닌 여성을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9일 확정했다.
A씨는 2022년 12월 1일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 헤어진 남자친구 B씨에게 총 세 차례 말을 걸면서 따라다닌 혐의로 기소됐다.
스토킹처벌법은 타인의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녀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한다.
1심 법원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지목한 범행 전날 A씨와 B씨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전날 B씨는 A씨가 자신을 지하철역까지 따라왔다고 의심해 불쾌감을 표했다.
그러나 A씨는 따라간 것이 아니므로 오해를 풀기 위해 12월 1일 B씨를 따라다닌 것이라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 또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변명을 하기 위해 피해자(B씨)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녔다고 볼 여지도 있어 피고인(A씨)에게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1심은 두 사람의 연인 관계가 종결된 것으로만 봤으나 항소심에서는 헤어진 이후에도 두 사람이 연락을 일부 주고받은 사정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A씨가 B씨를 따라다닌 것이 하루 동안 3차례에 불과해 반복적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할 정도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검사가 항소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스토킹 행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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