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전통시장의 과일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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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등 체감물가가 크게 뛰면서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이 5개월 만에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내수 부진 여파로 소비자심리는 4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른 3.2%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11월 3.4%에서 12월 3.2%, 1∼2월 3.0%를 기록하며 점차 하락하다 3월에 다시 상승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한은의 물가 목표 수준(2%)보다 높은 상태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물가 인식)은 3.8%로 3개월째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조사는 이달 12∼19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시 반등한 데 대해 “농산물 등 체감물가가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 과일·채소 등 농산물을 중심으로 체감물가 오름세가 가팔랐고, 정부 기대와 달리 하반기에도 물가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2.8%) 2%대로 떨어졌다가 2월(3.1%)에 다시 3%대로 복귀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겠으나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비자심리는 다시 위축됐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2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97.3에서 올해 2월 101.9까지 올랐는데, 4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한은은 “물가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내수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것으로, 소비자의 종합적인 체감 경기와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2월과 비교하면, 현재경기판단(68), 현재생활형편(89), 생활형편전망(93), 가계수입전망(99)이 낮아졌고, 소비지출전망(111)과 향후경기전망(80)은 전달과 같았다.
향후 금리는 내리고 집값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다. 소비자의 금리수준전망지수(98)는 정책금리 인하 기대와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내렸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으면 100을 밑돈다. 주택가격전망지수(95)는 전달보다 3포인트 올랐는데,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높으면 100을 웃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세이나, 시중금리 하락으로 대출금리가 내리면서 지수는 올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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