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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김지연, 한계 부순 눈물의 '피라미드 게임'[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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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지 役 맡아 작품 이끌며 활약
김지연, '신예들의 반란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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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연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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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재밌는 이야기, 하고 싶은 캐릭터에 끌려 시작한 작품이지만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와 작품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맞물려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터다. 때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먹은 것보다 힘들 때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걸 이겨내고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성수지가 '피라미드 게임'을 부쉈다면 배우 김지연은 자신의 한계를 부쉈다.

김지연은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극 중 게임 타깃에서 피라미드를 깨부수는 게임 저격수로 각성하는 성수지로 분해 작품을 이끌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렸다.

10부작인 '피라미드 게임'은 지난 21일 티빙을 통해 전편 공개됐다. 이에 김지연은 "어쩌다 보니 다시 한번 고등학생 역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 고등학교의 무한 굴레에 빠진 것 같기도 하다"며 "공개 후 너무 행복한 한 달을 보냈다. 아직 안 본 분들 중에 결말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모르고 보는 게 훨씬 재밌을 것 같아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연은 전작 MBC '조선변호사' 지방 촬영을 마친 후 올라오던 차 안에서 '피라미드 게임' 대본을 처음 접했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새벽 시간이라 정말 피곤했는데도 4부까지 쉬지 않고 다 읽었다. 대본이 주는 흡입력이 엄청났다. 또한 '학교 폭력 게임'이라는 소재를 내세워 부숴나간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돌이켰다.

성수지라는 캐릭터에도 매력을 크게 느꼈단다. 그는 "개인적으로 강하고 센 캐릭터를 좋아해 그런 인물 위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수지는 더군다나 마냥 착하지 않은 주인공이라는 점도 새로웠다. 방관자에 있던 수지가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를 처벌하기까지의 성장 서사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마냥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고 마냥 정의로운 사람도 없다는 게 인간이 가진 본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보통의 작품은 한 부분만을 극대화시켜 놓죠. '피라미드 게임'은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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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연이 '피라미드 게임' 속 성수지로 분해 극을 이끌었다.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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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소재와 주인공을 내세운 만큼 김지연이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작품이 있는 건 아니었다. 대신 김지연은 이미지 하나를 떠올렸다. 그는 "웨이브 시리즈 '약한 영웅'을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봤다. 때문에 은시은(박지훈 분) 캐릭터가 생각났다. 나 또한 수지를 은시은만큼만 표현한다면 너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피라미드 게임'과 '약한 영웅'은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내세운 점,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를 배경으로 한 점,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학교 안에서도 여러 인간 군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공통적이었다. 또한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신예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서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초반과 달리 '약한 영웅'이 웨이브 유료 가입자 기여도 1위를, '피라미드 게임' 역시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다.

박소연 감독은 처음부터 '약한 영웅'의 여자버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었단다. 김지연은 "감독님이 처음 리딩 때부터 먼저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다. 나를 비롯한 다수가 재밌게 봤기 때문에 '약한 영웅'처럼만 나온다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서 작품 준비를 하면서 다시 한번 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피라미드 게임'이 호평을 받은 또 다른 부분은 원작 팬들의 호응까지 이끌었다는 점이다. 합격점을 받긴 했지만 사실 배우로서는 작품에 참여할 때 원작이 있다는 건 부담으로 느껴질 법도 했다. 그러나 김지연은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원작을 먼저 보고 대본을 받았다면 부담감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대본을 먼저 봤기 때문에 제가 상상한 수지가 이미 그려졌어요. 캐릭터 구축을 먼저 해놓은 상태에서 웹툰을 참고하기 위해 보다 보니 기존의 수지도 이렇구나 하는 정도였어요. 때문에 원작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강박이나 부담은 크게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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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연이 '피라미드 게임'으로 인해 때때로 힘들며 부담감을 느꼈을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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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게임'은 김지연을 제외하고 다수의 배우들이 신예인 만큼 처음부터 작품의 흥행을 점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신예들의 반란'이라는 말이 뒤따를 정도로 작품은 저력을 보여줬다. 티빙에 따르면 '피라미드 게임'은 티빙 주간(25일 기준)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다.

이에 김지연은 "저희의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과 큰 사랑을 보내줘서 신기하고 감사했다. 작품 흥행 여부를 떠나서 이 작품을 한다는 게 내 나름대로 큰 도전이었다. 때문에 작품도 캐릭터도 도전한 것만으로도 의의가 컸는데 반응까지 좋으니까 행복했다"고 전했다.

맏언니로서 선배 배우로서 후배 배우들을 이끄는 데 부담감은 없었을까. 김지연은 "당연히 엄청났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선배님들과 작품을 했었다. 그동안 현장에서 본 선배님들은 모든 현장을 아우르는 포스가 있고 실제로도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잘 이끌었다. 그런 롤을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내 그는 "막상 현장에 가보니 사실 비슷한 연차인 데다 또래다 보니 내가 크게 할 게 없었다. 다른 친구들 또한 각자 너무 열심히 준비해 와서 이미 잘하고 있더라. 이때부터는 다 같이 만들어가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덜어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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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연이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자신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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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힘든 순간도 분명 있었다. '학교 폭력' 소재를 다룬 만큼 감정적으로 쉬운 작품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지연 역시 "'힘들 수도 있겠다'는 마음을 먹긴 했는데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훨씬 크게 다가오더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슬퍼서 우는 게 절대 아닙니다. 그냥 당시를 생각하니 그때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어요. 생각을 하고 갔지만 그보다 더 큰 감정이 왔거든요. 수치심과 모욕감도 느꼈죠. 이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부터 내가 과연 이 감정을 마지막까지 견딜 수 있을까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이게 수지의 감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 폭력은 모두가 처음이니까. 그들의 심리라고요. 때문에 나중에는 이 감정이 많은 도움이 됐죠. 한계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걸 깼다는 느낌이었어요."

'피라미드 게임' 속 성수지를 비롯한 친구들은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않으며 한 단계 성장한다. 이와 함께 김지연도 한 단계 도약했다. 사실 그동안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추구했던 김지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2학년 5반 친구들을 만나며 다른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과 욕심도 생겼단다.

그는 "수지 또한 이전 캐릭터들처럼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고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라 선택한 건 맞다. 하지만 그동안에 비해 조금 더 날 것이고 센 인물이었다. 여기에 25명의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나다 보니 내가 다른 캐릭터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린이나 자은이 대사를 한다는 게 상상이 안 되더라. 그래서 막상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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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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