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경찰서장④]'여청 전문' 이용욱 서울 중부경찰서장…도심지 지키는 '1번지 경찰서'
서울 중부경찰서 이용욱 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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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도 여전히 피해자를 찾아가는 가해자가 있단 말이에요."
2019년 서울 모처의 한 사무실에서 경찰, 법무부,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 방안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 회의 중 한 남성이 입을 뗐다. 그는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가도 경찰관이 물리적으로 가해자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문제"라고 꼬집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 근무하던 이용욱 계장이었다. 여성청소년과 경찰관으로 7년여간 일하면서 접한 피해자들의 절박감이 그의 목소리에 담겼다.
그는 긴급응급조치 제도의 실효성에 주목했다. 아동학대 범죄 처벌법과 가정폭력 범죄 처벌법 등에서 차용한 긴급응급조치는 경찰관이 직권으로 가해자가 피해자 100m 주변에 한 달간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제도다.
문제는 처벌 수위였다. 가해자가 긴급응급조치를 무시해도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은 과태료 부과 뿐이었다. 그는 "형사 처벌을 받지 않다 보니 현장 경찰관도 '왜 또 왔느냐' '어서 가라' 등 말밖에 할 수 없다"며 "확실한 법률 근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2023년 7월 개정된 스토킹 처벌법에는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중부경찰서는 1982년부터 역대 경찰서장들이 같은 책상을 이용했다. 해당 책상은 중부경찰서 보물 1호이기도 하다. /사진=김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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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패션타운, 을지로 카페거리…도심지 지키는 '1번지 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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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피해를 막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이 계장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다. 이용욱 서울 중부경찰서장의 이야기다.
중부서는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지를 관할한다. 서울 중구 동대문 패션타운을 비롯해 황학동 주방거리, 을지로 카페거리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도 많아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찾아온다. 상인들과 협업도 놓칠 수 없다.
중부를 '1번지 경찰서' '서울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중부경찰서는 무전코드도 '1번'이다.
이 서장의 시선은 범죄 사각지대를 향한다. 그는 "주택가 울타리 높은 지역 아래는 어두워 시야 사각지대로 꼽힌다"며 "어떻게 하면 조도를 밝게 하고 울타리도 낮출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중구는 관광객 유치가 중요한만큼 안전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부경찰서는 집회·시위 요충지기도 하다. 서울에서 큰 집회가 열리면 중부서 관할지를 거쳐간다. 이 서장 역시 주말마다 현장에 나가 상황을 지휘 감독한다. 그는 "중부서는 일종의 연결고리와 같다"며 "집회가 잘 마무리 되도록 주변 지역과 연계하고 협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부경찰서 전경. /사진=김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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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중한 책임감…제 몫 해낸다" 중부경찰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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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경찰서장들은 1982년부터 같은 책상을 이용하고 있다. 해당 책상은 중부경찰서 보물 1호다. 유서 깊은 이 책상은 중부경찰들의 사명감과 책임감의 상징이라고 이 서장은 설명했다.
그는 "취임사 때도 얘기했지만 자신의 업무를 진정성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저 역시 서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제 몫을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서는 올해 5월 회현동 신세계 백화점 옆 AK빌딩으로 임시청사를 옮길 예정이다. 현 청사 부지에는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의 신축 건물이 2027년 들어선다.
그는 "근무 공간을 옮기는 만큼 직원들 불편 사항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역 사회 치안을 위해 유관기관과 자주 소통하면서 범죄 예방 활동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부경찰서 이용욱 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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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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