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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김여정 “일본 수상이 ‘만나자’ 또 전해와”…북-일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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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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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최근에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수상은 또다른 경로를 통해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25일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에서 “지난달 나는 일본 기시다 수상이 국회에서 조일 수뇌(북-일 정상) 회담 문제에 의욕을 표시한 데 대해 개인적 소회를 밝힌 바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는 지난 2월15일 자신의 담화 발표 이후 일본 쪽에서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전해왔다는 것을 공개하고 확인하는 의미를 지닌다.

김 부부장은 당시 발표한 담화에서 ‘북-일 관계를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회 발언에 “유의한다”며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수뇌회담에 나서려는 마음가짐만으로는 불신과 오해로 가득 찬 두 나라 관계를 풀 수 없다는 것이 조일 관계 역사가 주는 교훈”이라며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우리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주권적 권리 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일본이 정치적 용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전제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북쪽에 납치된 일본인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를 양대 현안으로 제기해왔다. 반면 김 부부장은 2월15일 담화에서 ‘납치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된” 것이고, ‘핵·미사일 문제’는 “조일 관계 개선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도 적어도 겉으론 기존 견해를 되풀이하며 “정치적 용단”을 촉구하는 식으로 공을 일본 쪽으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 북쪽은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 추진 의지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5일 기시다 총리에게 이례적으로 일본 이시카와현 지진에 대한 ‘위문전문’을 보내고, 김여정 부부장이 두차례 담화(2월15일, 3월25일)를 통해 관심을 표시하는 등 북-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수싸움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단과 만나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의 고위급 회담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선 “모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총리 직할 수준에서 북한에 여러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은 종래에 말한 대로”라고 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일 양국이 핵심 현안에서 아직 접점을 찾지는 못한 듯하지만, 고위급 소통이 공개·비공개로 지속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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