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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원조 '진또배기' 가수 故이성우의 철학과 소신을 이어받은 아들 이승환이 트로트 가수로 한 발 한 발 도약 중이다.
국민 히트곡 '진또배기'를 부른 이성우의 대를 이어 트로트 가수로 길을 바꾼지 어언 5년 여. 췌장암으로 부친을 떠나보낸 뒤 1년 여 흐른 2019년 말경,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노래부르는 가수가 된 이승환의 이야기다.
'진또배기 2세'라는 타이틀을 달고 대중 앞에 처음 서게 됐을 때 그를 향한 안타까운 시선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 가수의 꿈을 꾼 적 없던 그가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길을 걷게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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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엄청 부담스러웠다. 제가 노래를 부르면 주변에서 '왜 이렇게 '진또배기'가 슬퍼 보이냐'고 했다. 저는 분명히 노래 분위기에 맞춰 신나게 불렀는데도 응어리가 비친 것 같다."
"스스로 즐겁지 않으면 보는 사람들도 즐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즐겁고 신나는 마음이 우러나오는 무대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단단하게 마음 먹고 노래 연습은 물론 표정 연습, 말하는 연습까지 열심히 했다. 아버지의 이름에 먹칠하면 안 된다는 비장한 각오뿐이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슬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지만,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아버지의 DNA를 타고났기 때문일까. 어느 순간부터 무대에서 에너지를 얻었고, 관객들의 응원에 힘이 났다. 이전의 삶과 완전히 달라진 일상에 힘들기도 했지만, 서서히 그 삶에 녹아 들어 아버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현장에서 관객들의 호응과 환호를 들으면 저도 모르게 힘이 나고 에너지가 생겼다. 저를 아끼고 예뻐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지니까 힘든 것도 잊고 슬픔도 극복할 수 있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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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역시 과거 IMF 시절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바.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한 아버지의 뜨거운 열정을 이승환은 잊을 수 없다.
20여 년 가수의 길을 달려온 아버지에게 갑작스러운 찾아온 췌장암 4기라는 진단은 가족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제서야 아버지가 느낀 가장의 무게, 커리어 고민 등을 느끼게 됐다는 이승환.
"평소에 워낙 건강 관리를 잘 하시던 분이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집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종종 보긴 했지만 밖에서 에너지를 쏟다 보니 편하게 계시고 싶었던 거라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이 직접 와야지만 아버지의 병명을 알려준다 해서 6시간을 달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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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게 된 췌장암 진단. 본격적으로 암 치료에 돌입, 아버지의 곁을 지키며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됐다.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던 아버지의 야윈 모습에 울컥하기 일쑤. 왜 이렇게 힘든 삶을 사셨나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도 컸지만, 이승환은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기로 했다.
"항암 치료하는 도중에도 병가를 내고 무대에 올라 노래하시던 분이셨다. 무대 위에서는 힘든 내색 절대 하지 않고 항상 웃으면서 마지막까지 노래부르시는 모습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가족들에게 '빚은 남기지 않겠다'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노래부르셨다. 팬들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다면서 암 투병 사실을 숨기셨다."
2018년 12월,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수많은 가수 동료와 선후배들이 자리했다. 이승환 역시 부친의 마지막이 많은 이들에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인 만큼 돈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좋은 특실을 잡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오실 수 있도록 모셨다.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고, 마지막 꽃길을 함께해주셨다. 아버지가 사회에서 정말 대단하고 멋진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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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은 이제 아버지의 뒤를 잇는 트로트 가수로서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이번 신곡 '세월 아리랑' '아버지'를 부르며 트로트 가수 이승환의 승승장구 행보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아버지의 숨겨진 노래를 부르고, 아버지를 잊지 말고 추억해 달라는 마음 하나로 가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이제 저만의 이름을 내건 신곡을 통해 아버지의 아들 이승환을 넘어 이승환의 아버지가 故이성우 님이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아버지와 동행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오래 가수의 길을 나아가고 싶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이승환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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