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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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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격전지](17)"초선이 뭔 힘 있겠노" VS "그래도 경산은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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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전 부총리 무소속 출마한 경북 경산

당이냐 vs 인물이냐, 고심 깊어진 유권자들

"초선(의원)이 어디 가서 삐대가 지가 돈을 받아오고, 돈을 갖다 낑굴거야 자기가. 솔직히 최경환은 검증됐잖아"(택시기사 한모씨·55세)

"국민의힘 조지연이 찍어줘야지. 젊은 사람이 되고 바뀌어야지 맨날 똑같은 사람만 해서 됩니까?"(경산 거주 최모씨·5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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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북 경산 공설시장에서 시민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경북 경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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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상북도 경산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인물과 당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산 4선 출신 최경환 후보는 이미 검증됐지만, 당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초선에 도전하는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는 최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경험에서 밀렸지만, 국민의힘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버티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보수 세가 강한 경산 지역에서 보수 성향 후보가 둘이 나오면서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경산 공설시장에서 야채 가게를 운영하는 전모씨(60대)는 조 후보의 경쟁력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초선이 돼봐야 뭐있겠노, 무슨 힘이 있겠노"라며 "최 후보가 경산 사람이니까 경산 발전을 위해서 많이 안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후보는 지금 5선째 도전이고 한 것도 좀 많다"며 "최 후보가 일도 많이 했으니까 우리 아가씨(조 후보)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전모씨(건어물 가게 운영·70대)도 "한동훈이 와도 저 딸아(조 후보) 그거 되겠느냐는 말이 많다"며 "최 후보가 감방 갔다 와도 해놓은 일이 많고 하니까 촌사람은 전부 다 최 후보를 뽑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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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후보(무소속·경북 경산) 선거사무소. [사진=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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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후보에 대한 믿음이 강한 분위기였지만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유권자도 여럿 보였다. 대구에서 경산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박모씨(71세)는 "조 후보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도 "난 당(국민의힘)을 보고 찍지, 사람보고 안 찍어"라고 말했다.

공설시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기를 기다리던 이모씨(71세)도 "경산에서는 뭐 당연히 국민의힘이다"며 "한 위원장 바람이 불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산에서는 무소속이 잘 안 된다"며 "(무소속 후보가) 의회에 들어가도 상임위원회 활동에서 제한이 있지 않겠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최 후보가 우세…'복당 가능성' 두고 의견 엇갈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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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조 후보가 최 후보의 인지도와 경험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1~12일까지 경북 경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조 후보는 32%, 최 후보는 42%로 오차범위(±4.4%포인트) 밖인 10%포인트의 격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문항에서는 최 후보가 47%로 조 후보(33%)보다 14%포인트 앞섰다. 경제부총리 출신이고 경산에서 오래 활동한 최 후보의 인지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어렸을 때부터 최 후보가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해온 걸 봐왔다는 김모씨(30대)는 "최 후보가 경산과 청도 지역을 많이 발전시켰던 게 기억에 남아 있다"며 "국민의힘이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을 막겠다는데, 최 후보는 공천 신청 자체를 안 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최 후보 측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국민의힘에 복당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을 떠난 최 후보는 개인 블로그에 올린 영상에서 "선거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입당되는 것"이며 "홍준표도 그랬고, 주호영도 그랬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승리하면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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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산 공설시장에서 (왼쪽부터)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지연 후보(경북 경산), 윤재옥 원내대표가 시민들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사진=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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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 위원장은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공설시장을 방문해 "여러분, 착각하지 마십시오. 제가 명확하게 말씀드린다"며 "우리의 원칙은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서 복당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후보도 이날 공설시장 일정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오늘 한 위원장이 복당은 절대 없고,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경북 경산=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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