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중국을 향한 미국과 유럽 연합(EU)의 무역 제한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부터 다수의 신규 전기차를 현지에 출시해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관세 인상을 추진하는 등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막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EU 역시 중국산 전기차, 리튬 배터리가 중국 당국의 대규모 지원을 바탕으로 급성장했고 여전히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판단,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EU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했으며 프랑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중국산을 제외했다. 오는 7월부터 EU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가 부과를 추진하는 등 규제를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EU가 중국이에 올 들어 미국, 유럽을 향한 중국 전기차 수출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 1∼2월 유럽연합(EU) 행 전기차 수출 대수는 7만5626대로 전년 동기 9만4102대와 비교할 때 20% 가까이 줄었다. 2020년과 2021년 중국 전체 전기차 수출량의 53%와 54%를 차지했던 EU가 이젠 30% 수준으로 준 것이다.
이 기간 중국의 대미 전기차 수출은 42% 줄었고, 대미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 수출도 46% 감소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액에서 리튬 배터리 비중은 2019년 7분의 1에서 지난해 3분의 1로 늘었을 정도로 미국은 중국산 리튬 배터리의 최대 구매국이었으나 최근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자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 시장 진출을 선택했다.
비야디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돌핀, 아토3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일본 시장에 출시된 돌핀의 시작 가격은 363만엔(약 3246만원), 아토3의 시작 가격은 450만엔(약 4024만원) 수준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 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가전 업체 샤오미도 첫 전기차(EV) 모델 '스피드 울트라7(SU7)'을 이달 말 중국 전역에서 판매를 시작한 만큼, 한국 시장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스마트 전기차는 승자 독식 구조라 세계 판매량 5위 내에 들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5위 내에 들기 위해선 한국 시장 진출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내 과잉 생산을 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미국, 유럽 등이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를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 놓이고 있다"라며 "한국, 일본 등 중심으로 전기차 수출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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